부산 교통체증이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스타들을 진땀나게 만들었다. 그러나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는 사건들이 사과 한 마디 없던 행보로 인해 빈축을 샀다.
지난 19일,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는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3일차를 맞아 각종 행사들이 진행됐다. 올해로 30주년 '서른 잔치'를 모티브로 할 정도로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했다.
그러나 주말을 앞두고 '30회 부국제'에 대한 호응이 정점에 달한 것일까. 스타들의 지각이 빈번하게 반복돼 아쉬움을 남겼다. 네 번째 연출작 '윗집 사람들'로 부산을 찾은 배우 겸 감독 하정우와 영하의 주연 공효진, '결혼 피로연'으로 아들의 동성애 결혼 이후 첫 공식석상을 택한 배우 윤여정, 개막식 단독 사회까지 맡은 데다 액터스 하우스의 마지막 코너를 장식한 배우 이병헌이 그 주인공이다.
'윗집 사람들'은 매일 밤 섹다른 층간소음으로 인해 윗집 부부(하정우&이하늬)와 아랫집 부부(공효진&김동욱)가 함께 하룻밤 식사를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배우 하정우가 '롤러코스터', '허삼관', '로비' 이후 네 번째로 연출을 맡아 오는 12월 정식 개봉을 앞두고 있다.
'30회 부국제'에서 '윗집 사람들'은 오픈토크 코너에 소환됐다. 이에 작품을 알리기 위해 하정우와 공효진, 김동욱이 참석했다. 그러나 행사 시작 후에도 이들은 무대에 나타나지 않았다. 예고된 시작 시간을 기준으로 약 15분이 지난 뒤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뒤이어 오후에는 윤여정의 신작 '결혼 피로연' 팀 무대인사가 준비됐다. 그러나 이번에도 지각자가 발생했다. 앤드루 안 감독과 윤여정이 15분 가까이 지각한 것이다. 일찌감치 도착했던 신예 한기찬은 대선배와 감독이 오기 전까지 홀로 모더레이터의 질문에 답하며 공백을 채웠다.
그런가 하면, 같은 날 저녁 부산 동남대학교 소향시어터 신한카드홀에서 진행된 '30회 부국제' 액터스 하우스에서는 이병헌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이 가운데 이병헌 역시 행사장 인근 교통체증으로 인해 약 5분 가량 늦게 토크에 임했다. 실제 부산은 높은 인구 밀집도와 굽이치는 골목길 등으로 인해 교통 . 역대 '부국제' 기간 중 영화의전당 인근은 유독 교통체증이 심한 곳으로 손꼽히기도 했다.
문제는 일련의 지각 해프닝 뒤에 어는 누구도 제대로 사과가 없던 것. 배우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팬들은 취소표까지 구해가며 객석을 지켰으나 이에 대한 양해나 유감 표명조차 없었다. 진행자들에 의해 교통체증 때문이라는 짧은 안내가 전부였다. 잇따른 스타들의 사과 없는 지각은 단순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는 상황에 대중의 반감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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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이석우 기자, 민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