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장으로 경기를 망친 로베르트 산체스(28)가 첼시 팬들에게 사과를 전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첼시 팬들의 비판이 폭주하고 있다.
첼시는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1-2로 패했다.
일격을 맞은 첼시는 2승 2무 1패, 승점 8점에 머무르며 6위로 내려앉았다. 반면 맨유는 2승 1무 2패, 승점 7점을 기록하며 9위로 뛰어올랐다. 직전 라운드 '맨체스터 더비' 0-3 대패의 상처를 조금은 씻어내는 승리였다.
이날 첼시는 경기가 시작된 지 4분도 되지 않아 10명으로 싸우게 됐다. 산체스가 자신과 일대일로 맞선 맨유 공격수 브라이언 음뵈모를 다리로 걸어 넘어뜨리며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은 것.
반칙을 보자마자 엔조 마레스카 감독도 좌절할 만큼 명백한 퇴장이자 첼시 역사상 프리미어리그 최단 시간 퇴장이었다. 산체스는 고개를 떨군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고, 마레스카 감독은 곧바로 이스테방 윌리앙과 페드로 네투를 대신해 골키퍼 필립 요르겐센, 센터백 토신 아다라비오요를 투입했다.


하지만 수적 열세는 이겨내기 힘들었다. 맨유가 빠르게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15분 파트리쿠 도르구가 누사이르 마즈라위의 크로스를 머리에 맞혔고,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달려들며 오른발로 공을 밀어 넣었다. 오프사이드가 의심되기도 했으나 비디오 판독(VAR) 끝에 득점 인정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첼시는 부상 악재까지 겹쳤다. 전반 21분 콜 파머를 불러들이고 안드레이 산투스를 투입해야 했다. 파머는 최근 다쳤던 사타구니 부위 통증이 재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스를 잃은 첼시는 추가 실점마저 허용했다. 전반 37분 리스 제임스가 마즈라위의 크로스를 멀리 걷어내지 못했다. 높이 떠오른 공을 해리 매과이어가 헤더로 연결했고, 골대 앞에서 카세미루가 재차 머리로 밀어 넣으며 2-0을 만들었다.
첼시도 전반 추가시간 카세미루의 퇴장으로 희망을 얻었고, 후반 들어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후반 18분 웨슬리 포파나의 만회골이 오프사이드로 취소됐고, 후반 35분 트레보 찰로바의 득점으로 한 골 따라잡은 게 전부였다. 결국 반칙만 27개를 주고받은 대혈투는 맨유의 1골 차 승리로 끝났다.

첼시로선 산체스가 모든 걸 망가뜨린 경기였다. 그는 4분도 채우지 못하고 퇴장당한 탓에 축구 통계 매체 '풋몹' 기준 평점조차 부여받지 못했다.
영국 현지에서도 혹평이 쏟아졌다. '풋볼 런던'은 산체스에게 평점 2점을 주면서 "솔직히 2점도 관대하다. 5분 만에 레드카드를 받았다. 그는 두 결정 모두 불만을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골닷컴'은 "산체스는 전반 5분 음뵈모를 향한 서툰 도전으로 퇴장당했다. 앞으로 그를 향한 압박이 커질 것"이라며 평점 1점을 매겼다.
산체스는 경기 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첼시 팬들에게 사과를 전했다. 그는 "여러분, 오늘 내가 한 일에 대해 정말 죄송하다. 팀은 후반 들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라고 적으며 고개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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