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불통' 감독 짤리자 바로 선발 기회 잡은 카스트로프, 실력 제대로 증명했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09.22 20: 49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다. 묀헨글라트바흐의 젊은 미드필더 옌스 카스트로프(22)가 마침내 선발 기회를 부여받아 그라운드를 누볐다.
묀헨글라트바흐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시즌 분데스리가 4라운드 강호 바이어 레버쿠젠과 격돌해 1-1 무승부를 거뒀다. 후반 25분 말릭 틸만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경기 막판 하리스 타바코비치의 동점골로 승점 1점을 챙겼다.
이날 경기는 단순한 리그 일정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부진에 시달리며 경질된 헤라르도 세오아네 감독 대신 유진 폴란스키 II팀 감독이 임시로 지휘봉을 잡은 첫 경기였기 때문이다. 감독 교체는 선수단 운명에도 큰 변화를 불러왔다. 그 중심에 바로 카스트로프가 있었다. 세오아네 체제에서 철저히 외면받던 그는 새로운 지도자의 선택을 받으며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폴란스키 감독은 3-4-2-1 포메이션의 2선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카스트로프를 배치했다. 낯선 선발 무대였지만 그는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오히려 초반부터 활발한 움직임과 날카로운 침투로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전반 23분, 로코 라이츠의 스루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으나 아쉽게도 VAR 판독 끝에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왔다. 득점은 무산됐지만, 과감한 움직임과 결단력 있는 마무리 능력은 팬들과 코칭스태프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 전반 40분에는 정교한 패스로 조 스캘리에게 일대일 기회를 만들어줬다. 슈팅은 마르크 플레컨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지만, 공격 전개 과정에서 카스트로프의 창의적인 시야와 패스 능력이 돋보였다.
후반 27분 플로리안 노이하우스와 교체될 때까지 카스트로프는 묵묵히 그라운드를 누비며 팀에 기여했다. 단순히 공격만이 아니었다. 그는 수비 가담에서도 성실함을 보이며 끊임없이 상대 압박에 가담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카스트로프는 이날 패스 성공률 82%를 기록했고, 지상 경합에서 6회를 성공했다. 또한 찬스 메이킹 3회, 리커버리 3회, 파이널 서드 패스 1회 등 다채로운 지표를 남겼다. 평점은 6.6점. 수치상으로는 무난해 보일지 모르지만, 팀 내에서 활력을 불어넣고 공격의 기폭제 역할을 한 점은 무엇보다 값졌다.
독일 원풋볼은 “묀헨글라트바흐의 경기력은 세오아네 시절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였다. 카스트로프는 활력을 불어넣었고, 노이하우스와 엥겔하르트 역시 미드필드를 안정시켰다”고 분석했다. 카스트로프는 팀 내에서도 최고 수준의 평점을 받으며 성공적인 선발 데뷔를 치렀다는 평가다.
사실 그동안 카스트로프는 팀 내에서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벤치에 앉거나 교체 명단에서 제외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그는 “왜 자신이 기회를 받아야 하는지”를 그라운드 위에서 증명했다.
묀헨글라트바흐는 최근 몇 시즌 동안 기복 있는 성적과 불안정한 스쿼드 운영으로 팬들의 실망을 샀다. 그러나 레버쿠젠과의 원정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달랐다. 무엇보다도 카스트로프 같은 젊은 선수들이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으며 팀에 활기를 되찾게 했다.
카스트로프에게 이번 선발 데뷔전은 단순한 한 경기가 아니었다. 긴 기다림 끝에 마침내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킨 출발점이었다. 독일 언론의 호평, 팬들의 환호, 그리고 스스로 증명한 경기력. 모든 것이 맞물리며 그는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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