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감독이 ‘최강야구’ 합류 과정에서 받은 비난을 정면으로 감수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2일 오후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 이종범 감독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조금 힘든 시간을 보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며 “프로야구에 종사한 지 32년이 됐는데, 갑자기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실망한 분들도 계셨을 것 같다. 그 점에 대해선 죄송하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최강야구' 측은 kt wiz 코치로 재직 중인 이종범 당시 코치를 새 시즌 감독으로 선임해 업계를 술렁이게 했다. 프로야구 시즌 중 코치직을 내려놓고 야구 예능 지휘봉을 잡는 이종범 감독의 행보에 우려 섞인 시선이 쏟아졌던 바다. ‘프로 무대를 외면한 선택’, ‘야구를 예능으로 소비한다’는 일부 비판 여론이 거셌다.
결국 이종범은 “‘최강야구’ 감독직을 수락하면 많은 욕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감독직 자체만을 원했다면 ‘최강야구’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최강야구’를 살리는 것은 한국 야구의 붐을 더욱 크게 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새로 출범하는 ‘최강야구’는 유소년 야구 등 아마 야구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예능이고, 은퇴 선수라고 해도 야구를 진심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모두 프로 선수였고, 프로로서의 자부심과 긍지가 있는 친구들이다. 진심이 담긴 열정적인 야구를 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야구 팬들과 시청자들의 응원을 부탁했다.

우려와 걱정 속 22일 '최강야구' 새 시즌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이종범 감독을 위해 한걸음 달려온 이는 '프로야구 레전드' 김응용 전 국가대표 감독. 김 전 감독은 이종범 감독을 비롯해 장성호 코치, 심수창 코치를 바라보며 “(40대면) 아직 선수해야 할 나이 아니냐. 코치는 나 같은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특유의 유머로 분위기를 띄웠다.
특히 그는 옛 제자인 이종범 감독에게 "괜찮아. 욕 먹어도 괜찮다. 내가 아등바등 살아보니까 인생은 즐겁게. 네가 좋은 거 즐겁게 하면 되는 거다. 욕 많이 먹으면 오래 산다. 나는 욕먹으려고 해도 욕해주는 사람이 없다"고 조언해 눈길을 끌었다.
야구 인생의 대부분을 프로 무대에서 보낸 이종범 감독으로선 예능과 스포츠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형태의 감독직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을 터. 비난과 부담을 딛고 ‘최강야구’의 새 사령탑으로 나선 이종범 감독의 향후 행보에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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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최강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