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레전드들이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JTBC ‘최강야구’ 2025가 시작 전 갈등과 잡음을 딛고 마침내 공개됐는데 막상 비난보다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2일 방송된 ‘최강야구’에선 기존의 몬스터즈가 아닌 새 시즌을 맞아 새롭게 출범한 브레이커스의 첫 이야기가 담겼다. 이종범 감독을 중심으로 심수창-장성호 코치와 김태균, 윤석민(투수), 오주원, 윤길현, 허도환, 이대형, 나주환, 윤석민(타자), 권혁, 이현승, 나지완, 오현택, 윤희상, 최진행 등이 대학 야구 강호 동원과학기술대학교와 첫 공식 경기를 치렀다.
고깃집 사장으로 변신한 이현승부터 레미콘 기사로 생계를 이어온 타자 윤석민의 이야기는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윤석민은 “야구선수였다는 걸 잊고 살았는데 다시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기뻤다”라며 진심 어린 소감을 전했고, 이현승은 야구 팬들이 이제 자신을 모른다는 사실을 고백하며 팬들에게 선수로 다시 기억되고 싶은 마음을 내비쳤다.
이종범 감독의 진솔한 사과도 이어졌다. 지난 6월 '최강야구' 측은 kt wiz 코치로 재직 중인 이종범 당시 코치를 새 시즌 감독으로 선임해 업계를 술렁이게 했다. 프로야구 시즌 중 코치직을 내려놓고 야구 예능 지휘봉을 잡는 이종범 감독의 행보에 우려 섞인 시선이 쏟아졌던 바다. 이에 그는 실망한 팬들에게 사과하며 선수들을 위한 응원을 부탁했다.
일부 선수들에겐 '배신자'라는 꼬리표도 붙었다. 오주원과 심수창은 현재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되고 있는 '불꽃야구(전 '최강야구') 출신이라 이들의 이적성 합류는 뜨거운 감자였다. 원조 '최강야구'이자 현 '불꽃야구'의 충성심 강한 팬들은 두 사람을 향해 강한 비난을 퍼부었다.
앞서 오주원은 이에 대해 “불꽃야구에는 존경하는 감독님, 좋아하는 선후배들, 정든 제작진도 있고 무엇보다 팬분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며 “하지만 현재 쉬고 있는 상황에서 제안을 받은 곳은 ‘최강야구’ 하나였다. 아쉽지만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시즌1도 수창이 형 덕분에 나갔던 것처럼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이게 제가 생각하는 의리"라고 강조한 바 있다.

현재까지도 JTBC는 이전 시즌까지 ‘최강야구’를 제작했던 스튜디오C1과 제작비 및 정산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스튜디오C1은 기존 제작진과 출연진 일부를 그대로 옮긴 새 야구 예능 ‘불꽃야구’를 론칭했고, 현재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되고 있다. '불꽃야구'와 '최강야구' 팬들이 극명하게 갈린 이유다.
이런 까닭에 시작 전부터 '최강야구'의 새 시즌을 향해 응원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컸다. 1회 시청률도 2%대를 유지하던 앞선 회차들보다 떨어진 1.5%(닐슨코리아 기준)를 나타내며 다소 아쉬운 출발을 알렸다. 그럼에도 실질적인 시청자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기존보다 더 생동감 넘치는 편집과 예능에 특화된 선수들의 케미 또한 볼 만했던 이유에서다.
경기에서도 드라마는 이어졌다. 선발 오주원이 에이스다운 피칭으로 1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자, 2회 브레이커스 타선은 허도환의 적시타와 강민국의 2타점 적시타 등으로 단숨에 4점을 뽑아냈다. 이후 동원과기대의 반격에 위기를 맞았지만, 6년 만에 마운드에 오른 윤석민이 완벽한 슬라이더와 삼구 삼진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언터처블’의 부활을 알렸다.
우려를 재미로 뒤집은 '최강야구'가 앞으로 어떤 반격을 펼치게 될지 기대가 모아진다. 오주원의 건재함, 윤석민의 부활투를 보고 KBO 레전드들이 진심을 다해 치고 달리는 모습을 보게 된 야구 팬들로서는 그저 행복할 따름이다.
한편 이번 '최강야구' 팀의 시즌 미션은 고교, 대학, 독립 등 각 리그 최강팀과 맞붙는 ‘최강 컵 대회’ 우승. 이를 위해 브레이커스는 경기 승리 때마다 상대 팀에서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영입전을 치러야 한다. 첫 상대로는 창단 5년 만에 U-리그 왕중왕전 3회 진출에 빛나는 동원과기대가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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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최강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