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박찬욱 감독이 자신을 둘러싼 선입견을 언급하며, 관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했다.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이 흥행에 목 마르다며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고 싶다고 했다.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 제공배급 CJ ENM, 제작 모호필름·CJ ENM 스튜디오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 미리(손예진 분)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미국 소설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원작 소설 '엑스'를 바탕으로,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의 영화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앞서 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이자 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고, 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63회 뉴욕영화제 공식 초청작 등에 이름을 올려 글로벌한 관심을 받는 중이다. 여기에 2026년 미국 아카데미 영화상의 국제장편부문 한국 대표작으로 선정돼 과연 최종 후보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본인의 이름 값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며, "영화를 보기 전 (완성도를 두고) '영화가 훌륭하겠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다만, '이 사람 영화는 이렇다' 그 부분은 제일 부담스럽다. 언제나 떨쳐버리고 싶은 문제"라며 "여러번 말했지만 이번 영화 제목도 '도끼' '모가지' 이런 제목을 못 쓴 이유는 선입견 때문이다. 신인 감독의 영화처럼 백지 상태에서 봐주시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며 바람을 드러냈다.
박찬욱 감독을 표현할 때 디테일한 미장센으로 인해 '배운 변태'라는 표현을 쓰는데,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태'라는 단어에서 좋은 이미지를 못 느낄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늙은 변태로 보일 것 같다. 그건 최악이다. 성적인 묘사, 노출, 잔인하다, 끔찍하다, 배배 꼬였다 등이 있는 듯하다"고 털어놨다.
전작 '헤어질 결심'과 비교해 '어쩔수가없다'는 180도 분위기가 달라졌는데, "나도 만들면서 '정말 다르네'라고 생각했다. 물론 둘 다 좋아할 수도 있지만 '그걸 좋아한 사람이 이것도 좋아할까?' 싶더라"며 "'헤어질 결심'으로 나의 작품 세계에 입문 하신 분이라면 '어쩔수가없다'는 '좀 놀랄 것 같고,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영화일 수도 있다. 전부터 알아왔다면 그렇게 당황하지 않을 것"이라고 웃었다.
한편 '어쩔수가없다'는 오는 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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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J ENM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