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3, LAFC)이 메이저리그 사커(MLS)에서도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MLS 사무국은 23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아우디 매치데이 35 팀 오브 더 매치데이(Team of the Matchday)’ 명단을 발표했다.
손흥민은 드니 부앙가와 함께 35라운드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 더 놀라운 건 단순히 개인의 성취가 아니라, 리그 역사에 남을 신기록이었다. 손흥민-부앙가 듀오는 MLS 최초로 ‘한 팀이 3경기 연속 해트트릭’을 완성하는 진기록을 만들어냈다.
홈에서 열린 솔트레이크전에서 손흥민은 1골 2도움을 몰아치며 경기장을 뒤흔들었다. 단순히 득점만이 아니라, 부앙가와의 찰떡 호흡으로 공격 전개를 지휘했다.
손흥민의 침투와 부앙가의 마무리가 맞물리며 솔트레이크 수비진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4-1 완승의 중심에는 바로 손흥민이 있었다.

MLS 사무국도 감탄을 감추지 않았다. 공식 발표에서 “경이로운 메시와 LAFC의 스타 듀오가 뽑혔다. 손흥민과 부앙가는 MLS 역사상 최초의 기록을 합작했다”고 강조했다. 메시가 DC유나이티드전에서 2골 1도움으로 또 다른 존재감을 발휘했지만, 이번 라운드의 화제는 단연 LAFC의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의 이름은 이제 MLS 베스트11에 낯설지 않다. 이번이 시즌 세 번째 선정이다. 매치데이 29, 30에 이어 35라운드에서도 당당히 명단에 올랐다. 이적 첫해, 그것도 아직 시즌 초반에 불과한 시점에 세 차례나 베스트11을 차지한 건 그가 얼마나 빠르게 리그를 장악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손흥민은 MLS 입성 전부터 회의론과 기대가 교차했다. “33세 노장에게 리그 역대 최고 이적료라니 무리 아니냐”는 지적도 따랐다. 하지만 그는 경기력으로 모든 반론을 잠재우고 있다. 이적 직후부터 공격포인트를 쌓으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압도적인 스타성을 가진 손흥민의 활약에 그 과정에서 LAFC는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장마다 태극기가 휘날리는 진풍경은 ‘손흥민 효과’를 가장 잘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건 손흥민의 적응 속도다. 토트넘 시절에도 항상 팀의 핵심이었지만, 새로운 리그·새로운 팀에서도 불과 몇 경기 만에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단순히 골을 넣는 데 그치지 않고, 동료를 살리고 팀 전체를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
손흥민과 부앙가와 만들어내는 공격 패턴은 이제 MLS 전체가 연구해야 할 과제가 됐다. 손흥민은 이미 EPL에서 득점왕과 푸스카스상을 거머쥐며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그는 거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이제는 MLS 무대에서 또 다른 전설을 써 내려가고 있다. 손흥민의 플레이는 단순히 개인의 성공을 넘어, 리그 전체의 위상과 팬층을 넓히는 데 기여하고 있다.
‘레전드의 새 무대.’ 손흥민은 그 표현을 경기장에서 증명해내고 있다. 한때 토트넘의 아이콘이었던 그는 이제 LAFC와 MLS의 상징이 되어가고 있다. 역대 최고 이적료가 절대 아깝지 않은 이유, 바로 손흥민이라는 이름 석 자가 매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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