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수가없다' 이병헌이 AI 배우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어쩔수가없다' 주연 배우 이병헌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 제공배급 CJ ENM, 제작 모호필름·CJ ENM 스튜디오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 미리(손예진 분)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미국 소설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원작 소설 '엑스'를 바탕으로,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의 영화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앞서 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이자 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고, 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63회 뉴욕영화제 공식 초청작 등에 이름을 올려 글로벌한 관심을 받는 중이다. 여기에 2026년 미국 아카데미 영화상의 국제장편부문 한국 대표작으로 선정돼 과연 최종 후보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병헌은 올해 '어쩔수가없다'를 비롯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3,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영화 '승부' '킹 오브 킹스'까지 열연과 목소리 연기를 넘나들며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앞서 박찬욱 감독은 고용 불안에 대해 늘 생각한다며, 이병헌, 손예진과도 많은 대화를 나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병헌은 "지금 현재 고용 불안보다는 우리는 운 좋게 여전히 선택하는 입장이다. 어떤 작품이 들어오니까 지금은 정말 행복한 입장인데, 우리 주변에는 그런 상황을 겪고 있는 배우들이 되게 많다"며 "감독님한테는 주변 동료 감독님 중에 그런 상태에 있는 분들이 많을 거다. 직접적으론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느껴지는 불안감이다. 그 불안감은 누구에게나 있다. 나도 지금 다음 작품 선택을 못했는데, 다음까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지금까지 해왔듯이 또 하게 되겠지' 나름의 안도를 할 수 있는 입장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동료들과 AI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눈다고 했다. "이미 우리에게 닥칠 미래가 아니고 '현실이네'라고 생각한다. 나도 이미 그런 경험이 있다"며 "어떤 영상을 보고 웃기다고 생각해서 그 당사자 동료한테 보여줬더니 자기가 아니라고 하더라. '언제 찍었냐?'고 물어봤는데 본인이 아니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소름 끼쳤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내 AI 영상도 봤다. '오겜' 때 많이 봤다. (나와 이정재의) 브로맨스 영상을 보다가 '언제 찍었지?' 하면서 놀랐다. '아! 안돼' 이러면서 깜짝 놀랐다.(웃음) 처음에 보고 경악하고 소름 돋고 놀라웠다"며 "처음 볼 땐 신기하다, 기가 막히게 만들었네 했지만,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되는거지?' 이 생각이 들더라. '앞으로 영화는 어떻게 될까?' 싶었다. 어떤 감독이 '나 이런 내용의 장르로 시나리오 써 줘' 하면 만들어 줄 것 같다. 작가든 감독이든 음악도 마찬가지로 이렇게 될 것 같다. 할리우드 파업이 먼 미래가 아니다. 그래서 할리우드에선 어떤 식으로 해결해나갈지 고민해 나가고 있는데, 우리도 대책이 마련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넋 놓고 있다가 모든 것에 잠식돼 버리면 안 된다"며 우려되는 부분을 털어놓기도 했다.
한편 '어쩔수가없다'는 24일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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