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지현이 '은중과 상연'을 위해 3주 가량 단식까지 했다고 밝혔다.
박지현은 25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은중과 상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은중과 상연'은 매 순간 서로를 가장 좋아하고 동경하며, 또 질투하고 미워하며 일생에 걸쳐 얽히고설킨 두 친구, 은중과 상연의 모든 시간들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배우 김고은이 은중, 박지현이 상연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에 힘입어 드라마는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시리즈에서 비영어 부문 5위에 오르기도 했다.
상연은 극 중 존엄사를 선택한다. 이를 위해 박지현은 치료불가능한 병을 가진 환자 시절을 처절하게 연기해 호평받았다. 초췌한 모습을 위해 다이어트도 감내했던 터. 특히 그는 "2, 3주 정도 물과 아메리카노만 먹고 단식도 했다"라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키로수를 정확히 재가면서 빼진 않았다"는 그는 "오히려 20대에 말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20대 상연의 집이 많이 기울면서 가난하고 냉장고도 텅텅 비지 않았나. 그래서 20대 상연이가 조금 말랐으면 했다. 하지만 촬영 현장이 너무 추워서 저희가 옷 안에 내복을 엄청 껴입었다. 전기 방석 얇은 거로 저만의 아이언맨 슈트처럼 만들어서 배터리를 6개씩 달고 촬영하기도 했다. 4계절을 다 담아야 해서 여름에 바다에 빠지는 씬도 있었는데 한겨울이었다. 대신 그 안에 완벽하게 무장했다. 가끔 보면 누가 봐도 갑옷 입은 게 저는 보인다. 반팔 셔츠, 한 칠부소재 셔츠를 입고 있는데 누가 봐도 퉁퉁하다. 얼굴은 말랐는데. 언니가 같이 보면서 '너무 티 나' 할 정도였다. 그래서 20대엔 살을 많이 빼려고 한 것도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30대엔 상연이가 조금은 일적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해서 나잇살 같은 것도 표현하려고 살을 조금 찌웠다. 몇 키로 정하고 찌우진 않았다. 눈바디로 얼굴살이 쪄보일 만큼 찌웠다. 40대엔 아픈 환자의 역할을 어떻게 하는지 관찰을 많이 하기도 하고 단식도 해봤다. 2-3주 정도 물과 아메리카노만 먹고 단식도 해봤다"라며 "단식 초반엔 힘들었는데 어느 정도 위가 줄어드니 괜찮더라"라며 멋쩍게 웃었다.
그는 "그렇게 단식을 하니 몸은 마르는데 얼굴은 붓더라. 누렇게 부었다.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굴을 붓게 해야겠더라. 그래서 촬영 직전에 많이 울었다. 제가 워낙 'F'다. 상연이는 사실 초연하고 담담해야 하는데 현장에서도 고은 언니 눈만 마주치면 대사를 하면서 눈물을 참지 못하겠더라. 그래서 촬영을 원래는 감정씬에서 바스트를 먼저 따는데 제 바스트는 마지막에 땄다. 제가 너무 울어서. 제가 그 정도의 역량이 못됐던 거다. 눈물을 참는 게 너무 힘들더라. 촬영 전에 2~3시간 정도 울었다"라고 말했다.
박지현은 "그렇게 퉁퉁 부은 상태에서 현장을 갔다. 어떻게 보면 의도적이었다. 풀샷이나 제가 걸리지 않는 씬들에서는 눈물이 났다. 고은 언니한텐 아직도 미안하다. 제가 앞에서 언니 바스트를 찍을 때 울면 안 되는 씬인데도 눈물을 많이 흘리기도 했다. 막상 제 바스트 씬을 찍을 때는 많이 좋아졌다. 그래서 울지 않을 수 있었다. 제가 또 잘 붓지도 않는다. 제 연기 생활에는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붓게 하려고 많이 울었다"라고 털어놨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 monamie@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