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박희순이 영화 '어쩔수가없다' 팀의 돈독한 케미스트리를 밝혔다.
박희순은 25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지난 24일 개봉한 영화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이자 이병헌, 손예진 등 톱배우들과의 만남으로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이 가운데 박희순은 만수의 재취업 경쟁자 최선출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 밖에도 '어쩔수가없다'에는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 등 '믿보배'들이 대거 출연했다.
박희순은 이들의 연기에 가장 먼저 만수의 아내 미리 역으로 열연한 손예진을 호평했다. 그는 "손예진 배우는 어릴 때부터 봐왔던 배우다. 실생활에서도 아름답고 연기도 잘하시고. 그런데 이번에 완전히 내려놓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가져갈 부분은 딱 가져가는 게 있었다. 가장 응축된 연기라고 할까. 발산하지 않고 내보이지 않아도 배우가 있는 자체로 납득이 될 만한 가장 좋아할 연기 중 하나였다"라고 감탄했다.
이어 "이성민 형 같은 경우엔 제가 연극할 때 만났다. 같이 출연한 적도 있다. 그 이후 20년 넘게 만나지 못한 배우였다. 그동안 이 형의 연기력은 그때에 비하면 너무 내가 바라볼 수도 없을 만큼 훌륭한 연기를 하고 있는 배우였다. 이 작품에서 범모(이성민 분)가 어떻게 연기할까 라는 궁금증이 컸는데 일단 머리 스타일로 웃기더라. 처음부터 무장해제가 됐다. 그 형의 연기는 압권이지 않았나 싶다. '고추잠자리' 씬에서 나의 웃음벨이었다"라며 웃었다.

또한 그는 범모의 아내 아라 역의 염혜란에 대해 "최근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 중 하나다. 지금 가장 핫하고 대세긴 하지만 대본 처음 받았을 때부터 이 역할이 가장 궁금했다. 대본 자체도 가장 매력이 있는 역할이라 그게 궁금했다. 염혜란 배우가 한다고 해서 끝났다 싶었다. 역시나 끝났다. 두 말 할 필요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박희순은 만수의 또 다른 경쟁자 고시조 역의 차승원에 대해"진짜 독특한 연기 많이 하고 코미디 연기도 많이 하는 분인데 이번 연기에서 아무것도 안했는데 제일 좋았다. 오랜만에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진솔한 연기를 하는데 너무 좋더라"라고 혀를 내둘렀다.
앙상블에 힘입어 '어쩔수가없다'는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까지 받았다. 이병헌의 아내인 배우 이민정까지 함께 베니스를 방문했던 터. 팀 자체가 한층 더 돈독해졌다.
박희순은 "베니스에 같이 간 모두가 있는 단톡방이 있다. 감독님과 배우만 있는 게 아니라 호텔에 같이 묵은 사람 모두 있는. 그때 한 호텔이 정전이 돼서 공지용으로 단톡방이 만들어졌는데, 그 방이 흡사 개그동아리 같다. 전부 다 유머와 재미있는 말들로 재미있는 상황이 됐는데 개그 욕심이 다들 치열하다. 손예진 배우도, 성민 형도, 염혜란 배우도. 제일 재미있는 건 MJ(이민정)다. 이병헌 씨를 주로 까는데 너무 웃기다"라며 웃었다.
(인터뷰④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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