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영화 '어쩔수가없다'의 배우 이성민이 극 중 뒷모습 노출씬 촬영 비화를 밝혔다.
이성민은 25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지난 24일 개봉한 영화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이자 이병헌, 손예진 등 톱배우들과의 만남으로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이 가운데 이성민은 만수의 재취업 경쟁자 구범모 역을 맡아 출연했다. 특히 그는 실직 후 실의에 빠졌던 범모의 각성 과정에 파격적인 뒷모습 노출까지 소화하며 열연을 펼쳤다.
뒷모습 노출 장면에 대해 "노코멘트 하겠다"라고 너스레를 떤 이성민은 "저예요, 저"라고 웃으며 밝혔다. 그는 "원래 대본에 있던 씬"이라고 말하며 "범모가 깊은 수렁에서 종지부를 찍고 새롭게 태어나는 의미를 담은 씬이다. 저는 그렇게 이해한 장면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성민은 "그런 상황에 범모의 몸이 좋으면 안 되지 않겠나. (몸을) 만들지 않았다. 그렇다고 지금 그런 몸인 건 아니다"라며 웃었다. 이어 "원래 시나리오 콘티에서는 옷을 벗고 걸어나가는 모습까지 있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그냥 옷을 벗으며 일어서는 것으로 끝내셨다"라고 밝혔다.

앞서 베니스영화제, 토론토영화제 등에서도 '어쩔수가없다'가 먼저 공개됐던 상황. 이성민은 "해외에선 반응이 없었다"라며 자신의 뒷모습 노출씬을 향한 반응에 신기해 했다. 실제 박찬욱 감독은 전작들에서도 파격적인 장면을 다수 선보여온 바. 이번 작품에서 이성민의 뒷모습 노출씬으로 가장 대중적으로 평가받는 '어쩔수가없다'에서도 파격의 계보를 잇고 있다는 반응도 있을 정도다.
해당 장면은 범모를 완성한 단편이기도 했다. 이성민은 "범모는 어느 정도 오타쿠 같은 인물이기도 했다. 그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 머리도 비어 보이고, 헤짚고 들어가도록 만들었다. 머리에 하얀 칠을 맨날 했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만수에 비하면 범모는 그렇게 복잡한 인물은 아니지 않나"라며 "저는 어떤 영화든, 드라마든, 준비할 때 대본을 집에서 보면 저같은 경우엔 혼자 중얼거릴 때가 많다. 그러다 집사람이 대꾸해주고 '왜? 뭐?'라고 밖에서 부르기도 한다. 자기 전에도 내일 찍을 씬에 대해서 누워서 시뮬레이션을 그려본다. 그게 좀 습관처럼 돼 있다. 의식하지 않지만 내게 생긴 습관이다. 나이 들수록 더 심해진다. 꼭 그걸 해야 다음 날 머리에 잘 들어온다. 이번에도 그랬다"라고 밝혔다.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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