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시청 후 작성된 리뷰 기사입니다.>
아이돌 최초 커밍아웃을 선언한 저스트비 배인이 커밍아웃 후 심경을 최초로 털어놨다.
25일 유튜브 채널 ‘홍석천의 보석함’에는 ‘아이돌인데 커밍아웃을?? What?’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그룹 저스트비 멤버 배인은 지난해 저스트비 월드투어 ‘JST ODD’ LA 공연에서 무대를 펼치던 중 “내가 LGBT 커뮤니티에 속해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LGBT’는 성소수자 인권 운동 진영 안팎에서 사용되는 성소수자를 지창하는 약어로, 배인의 커밍아웃은 한국 국적의 남자 아이돌 그룹 멤버가 커밍아웃을 한 첫 번째 케이스다.

배인은 홍석천을 만나 커밍아웃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사실 뭔가 계획적이고 되게 막 이렇게 '아, 이 날 해야지' 약간 이런 계획은 전혀 없었다. 결정을 한 거는 당일 리허설 날 마음을 딱 먹고 멤버들이랑 회사들한테 '저 (커밍아웃) 하고 싶다'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하라고 해주셨다. 투어를 시작하면서부터 솔로 무대를 준비했는데 레이디 가가의 ‘Born this way’로 준비하며 팬들에게 약간의 사인을 줬었다”고 말했다.
배인은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 “사실 이제 저는 연습생을 시작하면서부터 '아 내가 남자를 좋아하는구나'를 알게 됐다. 이걸 알게 되면서 좀 어떻게 보면 '아 내가 이래도 되는 건가? 연습생을 해도 되는 건가?' 막 엄청 불안했다. 나의 정체성 때문에 이게 나중에는 어떻게 풀려질지 아무도 모르니까 '내가 지금 이거 속이는 거 아닌가? 회사를 속이는 거 아닌가?' 그런 상상까지 어릴 때는 했었고 그런 것들이 이제 좀 두려웠다”고 말했다.
막연한 걱정과 두려움 속에 배인은 홍석천에게 연락까지도 생각했다. 그는 “커밍아웃 하시고 열심히 활동하고 계신 선배님들 중에서 딱 홍석천 선배님밖에 안 계시지 않나. 어느 날은 조언을 구할 데가 없어서 사실 부모님도 몰랐고 그 당시에는 제 친구들 아무도 모르고 정말 저만 오로지 저만 혼자서 알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이제 선배님한테 어떻게 연락을 드려볼까 막 이런 생각을 했다. 그런데 겁이 나더라”고 말했다.
드디어 홍석천을 만난 배인. 그는 “진짜 거짓말 아니고 '아 나 저렇게 살아야지', 당당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제가 아이돌이고 음악을 하고 있으니까 음악으로서 뭔가 더 선배님처럼 영향력을 대중들에게 끼쳐야겠다 이 생각을 했고 그냥 정말 저런 멋진 마인드를 가지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커밍아웃 후 배인을 둘러싼 반응들은 뜨거웠다. 배인은 “스스로가 새로운 시선이 더 하나 생긴 느낌이다. 뭔가 이 안에서만 생각했다면 예전에는 커밍아웃 전에는 커밍아웃을 하고 나니까 '어 나 이것도 할 수 있고 저것도 할 수 있고 뭐 이런 얘기도 할 수 있고 저런 얘기도 할 수 있고' 막 이렇다. 단순하게 말씀드리면 음악적으로 뭐 가사나 이런 걸 쓸 때 그 전에는 진짜 무조건 여자, 무조건 뭐 '그녀', '그녀' 이랬어야 됐었고 아니면 그냥 되게 흐리멍텅하게 성별을 굳이 얘기 안 한다든지 이랬어야 됐는데 이제는 적어도 제 개인 곡에서는 맘 편히 가사를 쓸 수 있고, 뭔가 그런 부분에서 되게 어떻게 보면 좀 사소한 거지만 되게 크게 작용이 된다. 그래서 뭔가 저한테도 되게 이렇게 가능성이 더 커진 느낌, 뭔가 더 꿈을 더 크게 그릴 수 있는 느낌 그게 전 제일 좋은 거 같다”고 말했다.
부정적인 반응도 피할 순 없었다. 배인은 “다 찾아봤는데 제 기준에서는 제가 봤을 땐 80%가 응원이었다. 그런데 한국 돌아와서 보니 살벌하더라. 반대가 8 대 2였다. 그 순간 좀 '어 잘못했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무섭기도 하고 현실 직시가 됐다. 물론 제가 뭐라고 누가 '너 커밍아웃 했어 일로 와 너 혼나야 돼' 뭐 이런 건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인데도 저렇게 심한 말을 나한테 했는데 직접 보면 뭐라고 할까 약간 겁이 났다”고 말했다.

배인은 멤버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저는 사실 커밍아웃을 하고 나서 혼자였으면은 절대 후회 안 했을 것 같은데 그룹에 소속되어 있지 않나. 제가 아끼고 가족 같이 생각하는 멤버들인데 저 때문에 같이 뭔가 안 좋은 얘기를 듣고 봐야 되고 또 혹은 오해를 더 받게 된다. 멤버들은 게이가 아니고 저만 게이다. 그런데 이제 막 '아 그럼 쟤네 다 게이야?'라고 오해하시면 미쳐버린다. 그런 거를 저도 어쨌든 다 보지만 '아 정말 저는 이거 다 나 때문이야'라고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면 무너진다”고 말했다.

끝으로 배인은 “팬분들 뭐 많이 놀랐겠지만 근데 꽤나 알고 계셨다, 알고 있었다, 좀 눈치챘다라고 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거두절미하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저를 다 이해해 주려고 노력해 주고 또 사랑해 주려고 해주는 그 모습이 너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