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계의 대부' 전유성이 연명치료를 거부하고 25일 향년 76세로 별세했다. 한국 코미디 역사의 산증인이자 수많은 후배들의 스승이었던 그의 마지막은 ‘천생 개그맨’다운 담담한 퇴장이었다.
가수 남궁옥분은 고인과의 마지막 순간을 전하며 “연명치료도 거부하시고 따님 제비와 많은 얘기를 나누신 뒤 전유성답게 떠나셨다”고 밝혔다. 그는 “밤 9시4분까지도 카톡으로 ‘응’이라는 답장을 보내셨는데, 하루 만에 떠나셨다”며 허망한 심경을 드러냈다.
전유성과 절친했던 가수 양희은 또한 “55년을 지켜본 사이였는데 며칠 전 뵌 게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 회복되면 같이 공연장에 가자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깊은 슬픔을 전했다.
제자인 개그맨 김대범은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 항상 젊은 감각으로 신선한 개그를 보여주셨던 분”이라며 “스승님의 성함처럼 하늘에서 유성으로 계속 빛나며 여행하시길 바란다”고 추모했다.

동료 개그맨들은 “끝까지 무대 위에서 농담을 잊지 않은 천생 개그맨”이라며 고인을 기렸다. 실제로 그는 건강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병문안을 온 김학래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에게 농담을 건네며 마지막까지 웃음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유성은 팬데믹 시기 코로나19를 겪은 이후 급성 폐렴, 부정맥 등으로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다. 지난 몇 년 동안 체중이 16kg이나 빠질 정도로 힘든 투병 생활을 이어갔으며, 올해 7월 폐기흉 시술을 받은 뒤에도 호흡 곤란 증상이 계속됐다. 지난달에는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행사 참석을 취소하며 건강 악화를 알렸다.
그럼에도 그는 죽음 직전까지 특유의 재치와 유머를 잃지 않았다. 지인들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사람들을 웃게 해준 분”이라며 고인을 기억했다.
전유성은 폐기흉 증상이 악화되면서 25일 오후 9시 5분께 입원 중이던 전북대학교 병원에서 사망했다. 향년 76세.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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