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염혜란이 박찬욱 감독과 상대배우 이성민과 함께한 소감을 전했다.
염혜란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영화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영화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염혜란은 극중 이성민과 부부 호흡을 맞추며 열연을 펼쳤다. 이성민이 제지회사에서 25년 근무한 뒤 실직당한 남자 범모, 염혜란이 범모에게 첫눈에 반해 결혼한 배우 지망생 아내 아라를 맡아 활약한다.
이성민과는 20년 전 연극할 때부터 알고 있었다는 염혜란은 이성민이 당시에도 염혜란을 보고 잘 될 줄 알고 있었다고 평한 것에 대해 “이성민 선배님은 그때 대학로에서 소문이 났다. 대구에서 같이 잘하는 배우가 있어서 서울로 올라왔다 소문이 있었다. 그때 가서 무대도 보고 선망의 대상이었는데 그분과 부부역할을 한다는게 너무 좋았다. ‘소년심판’도 같이 출연했는데 당시에는 한 장면밖에 마주치는 씬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연기적으로 이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말을 한 번도 하지 않으셨다. 그런데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딱딱 맞는 느낌이었다. 별 얘기가 필요 없어도 자동으로 맞춰지는 호흡들이 좋았다. 연기 뿐만 아니고 제가 너무 긴장하고 그럴 때마다 선배님한테 가서 얘기하면 ‘나는 어제 잠을 못잤다’ 그런 얘기들을 해주시더라. 이렇게 오래하신 선배님도 그렇다니 내가 떨리는 건 너무 당연하구나 하고 연기 외적으로도 위안을 많이 받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박찬욱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두려운 게 있었다. 제가 박 감독님의 전작을 봤을 때 ‘헤어질 결심’은 좋아하는 작품인데 그거 외에는 강심장으로 봐야하는 작품이지 않나. 이번에 준비하면서 감독님의 책과 영화도 다시 보고 공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제가 잔인한 장면을 못본다. 그런데 감독님 영화를 보니까 상징과 은유로 점철된 것인데 저는 자꾸 리얼리즘으로 다가가는 것 같더라. 다시 보니까 감독님의 작품을 전보다는 재미있어 하게 됐다”며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자주 현장에 갔다. 가니까 제가 시나리오 보던 것, 콘티가 나온 것, 현장 버전 이걸 다 보게 되지 않나. 그 과정이 너무 소중했다. 이렇게 결과물이 나오는구나 그걸 함께 하는 자체가 소중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저는 항상 결과물로만 감독님의 작품을 봤는데 과정을 접하니까 더 대단하구나 싶었다. 감독님과 함께 했던 스태프 분들, 감독님들이 많았다. ‘올드보이’ 팀이 다시 모였다고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분들의 협업을 지켜보는게 경이로웠다. 박 감독님이 색채가 강한 감독님이라 1인 체제로 움직이실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안그러시더라. 너무 말씀을 잘 들어주시더라. 정말 열려 계신다. 신사적이셨다. 그런 과정이 놀라웠다. 과정을 보고나서 더 빠지게 됐다”고 전했다. /mk324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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