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전유성을 떠나보낸 뒤, 그를 기억하는 동료들과 후배들의 목소리는 안타까움으로 가득하다. 특히 최근까지만 해도 근황이 전해졌기에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분위기다.
먼저 55년 인연을 이어온 가수 양희은은 불과 2주 전 나눈 마지막 대화를 공개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전유성이 양희은이 운영하는 카페와 관련해 “못 갚을 빚, 뻔뻔해지자. ‘이만 총총’ 가는 날이 이자 갚는 날”이라는 농담을 건넸던 것. 양희은은 “형! 진 신세가 얼마나 많은데 그러냐”고 답하며 웃었지만, 그날이 마지막 인사가 될 줄은 몰랐다며 “1970년 ‘청개구리’ 무대에서 처음 만난 뒤 55년을 함께한 사이였다. 회복되면 제일 먼저 오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떠날 줄은 몰랐다. 잘 가요, 유성형”이라며 그리움을 전했다.
전유성의 극단에서 활동했던 개그맨 김대범은 “저의 스승이자 개그계의 대부께서 하늘의 별이 되셨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늘 젊은 감각의 신선한 개그로 배울 수 있었고, 스승님처럼 나이를 먹고 싶었다. 이제는 하늘에서 유성처럼 빛나며 여행하시길 바란다”며 영원한 존경과 감사를 고백했다.

‘개그콘서트’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던 개그맨 박준형은 지난 6월 선배와 함께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전유성이 직접 제안해 ‘개그맨들이 쓴 책 서가’를 남산도서관에 만드는 행사가 있었고, 몸이 불편해 손을 잡고 축사를 이어가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았던 고인의 모습을 회상했다. 박준형은 “불과 석 달 전인데… 삶은 짧아도 웃음은 길게 남기셨다. 꼭 편히 쉬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더 안타까운 건 시청자들 역시 불과 몇 달 전 방송을 통해 그를 만났다는 점이다. 지난 6월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박나래가 전유성과 깜짝 재회하는 장면이 담겼다. 지리산에서 어란 장인을 찾아간 박나래 앞에 “옆집에 산다”며 스스럼없이 등장한 전유성은 여전히 특유의 담담한 유머로 웃음을 선사했다.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대선배의 등장은 시청자들에게도 반가움이었고, “개그맨이라는 단어를 만든 분”이라는 존경의 목소리가 스튜디오를 울렸다.

이후 전해진 그의 건강 위독설에도 가족과 지인들은 “의식이 있고 대화도 나눴다”며 회복을 기대했기에, 갑작스러운 부고는 더욱 믿기 어려운 충격으로 다가왔다.네티즌들 역시 “얼마 전 방송에서 뵌 모습이 선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끝까지 후배와 대중을 웃게 하셨던 분, 영면을 기원한다”, “유머로 한국 코미디의 길을 닦아주신 분을 잃다니 가슴이 먹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전유성은 폐기흉 증세가 악화하면서 이날 오후 9시 5분께 세상을 떠났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이고, 발인은 오는 28일 오전 8시다./ssu08185@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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