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게릭병과 싸운 박승일·필승쥬…고통 속에서도 남긴 '희망' [핫피플]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5.09.27 09: 30

투병 중에도 긍정의 에너지를 잃지 않고 대중과 소통했던 유튜버 필승쥬가 루게릭병(ALS)으로 인해 세상을 떠났다. 젊은 나이에 전해진 비보는 안타까움을 더하며, 루게릭병이라는 난치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약 7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했던 유튜버 필승쥬는 지난 2022년부터 루게릭병 투병 과정을 유튜브에 가감 없이 공개하며 많은 이들에게 용기를 전했다. 서서히 몸이 마비되는 고통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던 그의 모습은 수많은 시청자에게 감동과 긍정 에너지를 전파했다.
필승쥬의 비보는 루게릭병 환우를 위한 희망의 불씨를 지폈던 故 박승일 승일희망재단 공동대표의 1주기 직후에 전해져 슬픔을 키우고 있다. 박승일은 2002년 발병 후 20년이 넘는 투병 생활 동안 루게릭병의 현실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움직일 수도, 말을 할 수도 없는 상태에서도 절친한 친구인 가수 션과 함께 국내 최초의 루게릭요양병원 건립이라는 거대한 꿈을 이끌었다. 희망을 잃지 않았던 두 사람의 헌신적인 삶은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을 남겼다.

OSEN DB, 필승쥬 SNS

안타깝게도 박승일은 평생을 바친 루게릭요양병원의 완공을 불과 몇 달 앞둔 2024년 9월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희생은 헛되지 않았다. 션과 수많은 기부자가 함께 이뤄낸 승일희망요양병원은 약 239억 원 규모로 완공되어 2025년 공식 개원했다. 이 병원은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루게릭병 전문 요양시설로, 고인이 심장으로 품었던 '환우들이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공간'을 현실로 만들었다. 현재 이 병원은 루게릭병뿐 아니라 관련 근육성 희귀 질환 환자들에게 전문 간병과 재활을 지원하는 실질적인 보금자리가 되고 있다.
박승일과 필승쥬의 투병과 헌신은 감동을 자아냈다. 필승쥬의 투병기는 1년 전 하늘로 떠난 농구선수 출신 고(故) 박승일의 숭고한 유산과 함께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으며, 이들의 노력 덕분에 국내 루게릭병 환우의 삶은 한 단계 나아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완치법이 밝혀지지 않은 현실은 숙제로 남아 있다. 두 사람의 뜻을 이어 받아 사회가 루게릭병 환우들이 절망 대신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 지원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elnino8919@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