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투수와 맞대결에서 인생투, 이렇게 토종 선발 탄생하는가...NC 김녹원 "좋은 흐름 잇고 싶어 죽어라 던졌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5.09.28 05: 30

"팀 흐름 잇고 싶어 죽어라 던졌다".
NC 다이노스 우완 김녹원(22)이 고향에서 인생투를 했다. 27일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경기에 선발등판해 시즌 3승을 거두었다. 5⅓이닝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이었다. 올해 입단 4년만에 데뷔한 이후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가장 적은 실점을 했다. 2-1 승리를 이끈 최고의 투구였다.
1회부터 착착 아웃카운트를 잡아가며 별다른 위기가 없었다. 4회 비로소 처음으로 선두타자를 안타로 내보냈으나 다음타자를 뜬공으로 잡더니 오선우를 유격수 병살로 솎아냈다. 5회 처음으로 2루를 허용했으나 위력적인 구위로 영의 행진을 이었다.  6회가 아쉬웠다. 선두타자 윤도현에게 빗맞은 좌전안타를 맞았다. 

김녹원이 승리를 따내고 기분좋게 인터뷰를 하고 있다./OSEN DB

꼭 이런 안타들이 나오면 뒷맛이 개운치 않다. 다음타자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투구수는 79개로 아직 힘이 남았지만 중심타선으로 이어지는 상황이었다. 필승조가 출격할 시점이었고 그대로 강판했다. 전사민이 2사후 나성범에게 우전안타를 맞는 바람에 1실점을 안았다. 
김녹원이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OSEN DB
투구 내용이 멋졌다. 최고 151km짜리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앞세워 적극적인 승부를 펼친 것이 주효했다. 볼넷도 2개 뿐이었다. 불펜의 형들이 끝내 한 점을 지켰다. 전사민이 7회 1사 만루위기를 맞았으나 김영규가 두 타자를 삼진으로 잡고 고비를 넘겼다. 김진호도 9회말 안타와 볼넷을 내주고 1사1,2루 역전위기에 몰렸지만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안겨주었다. 
KIA 선발투수는 186승 양현종이었다. 광주 동성고 15년 션배였다. 지난 20일 광주경기에서도 대결을 했지만 4회 도중 강판했다. 이날은 대선배에게 밀리지 않는 투구로 동성고의 이름을 빛냈다. 더욱이 올해 첫 발탁을 받아 점점 선발투수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선발투수가 부족했던 NC에게는 호재이다.  
경기후 김녹원은 "광주구장만 오면 긴장된다. 어릴 때부터 항상 동경해온 고교 선배님이 상대 선발이어서 더 긴장했다. 나와는 15년 차이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식당에서 뵌 기억이 난다. 오늘 선배님의 11년 연속 150이닝 기록을 봤다. 나도 NC에서 그런 투수가 되고 싶다"며 경외감을 보였다. 
2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홈팀 SSG는 화이트, 어웨이팀 NC는 김녹원을 선발로 내세웠다.3회말 1사 주자 만루 SSG 한유섬 타석에서 NC 선발 김녹원이 마운드 위에서 이용훈 코치의 말을 듣고 있다. 2025.08.29 / rumi@osen.co.kr
이어 "오늘 부담감이 있었다. 이기면 5할 승률을 달성한다. 좋은 흐름을 타고 있어 내가 이어보겠다고 생각했다. 1회부터 불펜투수라고 생각하고 죽어라 힘을 짜냈다. 3회쯤 지나니 당이 떨어져서 달달한 것과 바나나를 먹었다. 그러다보니 6회까지 갈 수 있었다. 공격적으로 타자와 싸우려고 했다. "고 호투의 비결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저를 믿고 계속 선발로 기용해주신 감독님과 코치님께 감사드린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을 했다. 처음에는 욕심이 나서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냥 한 타자 한 타자 집중하다보니 어느새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오늘처럼 야수들도 수비도 도와주었고 불펜도 막아주었다. 형들이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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