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아깝죠, 10승 하고 마쳤으면…" 1위 멀어진 한화, 결국 9승으로 시즌 끝인가 'PS 3선발' 중책 기다린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9.28 04: 41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1위 역전 가능성이 소멸 직전이다. 류현진(38)의 올 시즌도 결국 9승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13년 전처럼 10승에 딱 1승이 모자란 시즌이지만 그때와 달리 올해는 가을야구라는 더 큰 무대가 류현진을 기다리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26일 대전 LG전에서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6회 오스틴 딘에게 맞은 솔로 홈런이 유일한 실점이었는데 그마저 실투가 아니었다. 바깥쪽 낮게 잘 떨어진 체인지업을 오스틴이 잘 받아쳐 넘긴 것이었다. 
그러나 6회까지 한화 타선이 LG 선발투수 요니 치리노스에게 무득점으로 막혔고, 0-1로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한화가 7회 노시환의 기막힌 주루 센스를 발판 삼아 4득점을 몰아치며 4-1로 역전승했지만 류현진에게 승리는 닿지 않았다. 

26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한화는 류현진, LG는 치리노스를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4회초를 마친 한화 선발 류현진이 큰 숨을 내쉬며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5.09.26 /rumi@osen.co.kr

시즌 9승을 기록 중이던 류현진에겐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경기였다. 경기 후 그는 “나의 10승은 전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선수들이 모두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승리해 정말 기분 좋다”고 말했지만 김경문 한화 감독은 류현진의 10승을 채워주지 못한 게 못내 아쉬웠다. 
27일 LG전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김경문 감독은 류현진 이야기가 나오자 “아깝죠. 10승 하고 마쳤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라며 “그래도 팀이 이겼으니 다음에 선수들이 더 잘해줄 것이다”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이 말한 ‘다음’이 정규시즌이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화는 10월 추가 잔여 일정으로 1일 문학 SSG전, 3일 수원 KT전이 남아있다. 날짜상 류현진은 각각 4일, 6일 쉬고 선발로 등판할 수 있는 일정이다. 
26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한화는 류현진, LG는 치리노스를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한화 선발 류현진이 마운드 위에서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5.09.26 /rumi@osen.co.kr
김경문 감독은 류현진의 잔여 시즌 추가 등판 가능성에 대해 “지금 그거까지 말하는 건 빠른 것 같다”며 말을 돌렸다. 만약 한화가 그때까지 1위 희망이 살아있다면 류현진이 등판할 수도 있지만 27일 LG전을 2-9로 패하면서 그런 가능성이 거의 사라졌다. LG의 정규리그 우승 확정 매직넘버가 ‘1’로 줄었고, 빠르면 28일 대전 한화전에서 우승 축포를 터뜨릴 수 있다. 
최소 2위를 확보한 한화는 LG가 우승을 확정해도 플레이오프를 예약한 상태. 굳이 류현진을 남은 시즌에 한 번 더 쓰며 힘을 소모할 필요가 없다. 현재 예상되는 일정상 플레이오프는 내달 16일부터 시작되는데 이대로 시즌을 마치면 류현진은 20일 이상 푹 쉬고 가을야구를 준비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힘을 비축한 상태로 던질 수 있다. 
비록 10승은 좌절 직전이지만 류현진은 올 시즌 26경기(139⅓이닝) 9승7패 평균자책점 3.23 탈삼진 122개로 활약했다. 6월 중순 내전근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라 3주간 쉬면서 규정이닝에 살짝 미달되지만 12번의 퀄리티 스타트로 안정감을 보였다.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와 10승을 거둔 지난해와 비교해 평균자책점(3.87→3.23), WHIP(1.36→1.21) 모두 좋아졌다. 
26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한화는 류현진, LG는 치리노스를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5회초를 마친 한화 선발 류현진이 덕아웃으로 들어오며 손아섭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5.09.26 /rumi@osen.co.kr
다만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9이닝당 득점 지원이 4.7점으로 100이닝 이상 던진 선발투수 38명 중 26위로 크게 나쁘지 않지만 몇몇 경기에서 타자들이 크게 몰아친 영향이다. 무득점 5경기, 1득점 5경기, 2득점 7경기로 2득점 이하 지원이 17경기나 될 만큼 타선이 류현진 선발 날 유독 못 쳤다.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으로 182⅔이닝 평균자책점 2.66 탈삼진 210개에도 9승9패로 끝난 2012년이 떠오른다. 
하지만 류현진 정도 되는 선수는 10승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는 지난달부터 “내 승리는 중요하지 않다. 개인 성적보다 팀이 이기는 게 좋다. 내가 잘 던져도 팀이 지는 것이 더 안 좋다”고 거듭 말했다. 
무엇보다 가을야구에서 류현진이 해줘야 할 몫이 있다. ‘원투펀치’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가 1~2선발로 확고한 가운데 류현진은 포스트시즌에서 3선발 역할을 해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문)동주가 나가야 한다”며 3선발로 후배를 밀었지만 최근 흐름을 보면 그렇지 않다. 문동주는 지난 14일 대전 키움전 3⅓이닝 8실점, 27일 LG전 ⅔이닝 6실점으로 일찍 무너지면서 급격히 흔들렸다. 한 번 무너질 때 와르르 무너지는 경향이 있어 큰 경기에선 류현진의 경험과 안정성에 무게가 실린다.
27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한화는 문동주, LG는 톨허스트를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1회초 2사 주자 1,2루 LG 신민재 타석에서 한화 선발 문동주가 강판당하고 있다. 2025.09.27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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