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시즌 두산 사령탑과 관련해 아직 그 어떠한 것도 정해진 게 없는 상황. 하지만 그렇다고 얼마 남지 않은 교육리그와 마무리캠프를 아무런 준비 없이 맞이할 수는 없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정식 감독 승격 여부와 관계없이 내년 시즌 두산이 더 강해지기 위한 구상에 한창이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조성환 감독대행은 지난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16차전)에서 취재진과 만나 어린 선수들의 육성과 관련해 “난 아예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2025시즌 9위가 확정된 두산은 28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 30일 잠실 LG 트윈스전(원정)을 끝으로 다사다난했던 144경기 페넌트레이스를 마친다. 이후 정식 감독 선임을 거쳐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 마무리캠프를 통해 올 시즌을 복기하고, 내년 1군 엔트리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유망주를 가려내는 작업을 진행한다. 하위권으로 처져있는 팀일수록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다음 시즌 성패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조성환 대행은 불확실한 미래에도 일단 마무리캠프 구상에 돌입한 상태다. 조성환 대행은 “현재 베테랑들이 합류해서 선발로 나서고 있지만, 베테랑들과 젊은 선수들 모두 똑같은 선상에서 경쟁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며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고 좋은 컨디션과 태도를 유지하면서 팀을 위하는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주면 주전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포지션은 정해져있고 선수는 많다. 포지션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강하게 해줬으면 한다”라고 지휘 방향을 밝혔다.
감독대행은 두산의 내년 시즌 과제로 크게 세 가지를 언급했다. 확실한 5선발, 4선발 최승용의 풀타임 소화, 우타 외야수가 그것이다. 5선발의 경우 최원준, 김유성, 최준호가 경쟁을 펼쳤으나 그 누구도 자리를 잡지 못했고, 최승용은 잦은 물집 이슈로 1군과 부상자명단을 자주 오갔다. 우타 외야수의 경우 만년 유망주 김대한이 올해도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2026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로 우타 외야수 김주오를 뽑기에 이르렀다.


조성환 대행은 “시즌 초반 이승엽 감독님과 5선발 자리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김유성의 공이 좋았고, 최원준은 선발보다 불펜이 매력적이라는 판단 아래 김유성에게 5선발을 맡겼는데 정말 변수가 많았다. 내년에는 진짜 준비를 잘해야 한다”라며 “최승용은 손가락 쪽에 문제가 많다. 그런데 개선이 어렵다고 하더라. 좋은 왼손 선발 자원이라 건강과 체력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지금보다 더 경쟁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라고 바라봤다.
우타 외야수는 마땅한 선수가 없어 내야수 이유찬이 외야를 겸업하고 있다. 내야수 박지훈 또한 외야 겸업이 가능한 자원. 그러나 내야에서 강점이 있는 이들이 외야를 맡는 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두산이 강해지는 방향은 아니다. 2026시즌에는 우측 타석에 들어서는 전문 외야수를 어떻게든 발굴해야 한다.
조성환 대행은 “내가 보기에 이유찬은 내야에서 더 빛이 나는 선수다. 팀 사정 상 우타 외야수로 이유찬이 가장 낫다고 판단해서 멀티를 맡고 있으나 내년에는 전문 우타 외야수가 나와 줘야 한다. 두 선수는 멀티가 가능하되, 내야에서 자리를 잡아줬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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