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년 1억1300만 달러라는 거액의 계약을 맺고 빅리그에 도전한 이정후의 첫 시즌은 불의의 어깨 부상을 당하며 조기에 마감했다. 37경기만 나선 채 시즌아웃됐다.
이정후는 올해 비로소 빅리그 풀타임을 치렀다. 162경기 전 경기 출장을 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미 148경기에 나섰다. KBO리그 전 경기가 144경기이고 이정후는 프로 데뷔 시즌은 2017년 144경기 이후 전경기 출장이 없었다. 이정후는 올해 프로 데뷔 이후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있는 셈이다.
외야에서 가장 많은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중견수로 140경기 이상 출장하는 것은 서양 선수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 그 역할을 이정후가 큰 탈 없이 해냈다. 올해 이정후는 중견수로1257⅔이닝을 소화했다. 빅리그 전체 5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는 충분히 박수받을 만한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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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전체적인 성과가 대단하다고 볼 수 없다. 창대한 시작을 알렸지만 5월부터 기나 긴 슬럼프에 빠졌다. 3~4월은 MVP급 성적이었지만 5월부터 7월까지, 3달 동안은 낙제점 수준의 성적에 그쳤다. 그럼에도 경기에 꾸준히 나섰고 8월부터는 반등세로 돌아섰다.
148경기 타율 2할6푼4리(553타수 146안타) 8홈런 53타점 73득점 출루율 3할2푼6리 장타율 .407 OPS .733의 타격 성적을 남겼다. ‘팬그래프’ 기준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는 2.4, wRC+(조정득점생산력) 106의 성적을 찍었다.
평균 이상은 했다고 볼 수 있다.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내지는 못했지만 2루타 31개, 3루타 12개로 중장거리 타자로서 자리를 잡았다. 샌프란시스코 팀 내 2루타, 3루타 모두 1위다. 특히 3루타는 코빈 캐롤(애리조나) 17개, 재런 듀란(보스턴) 13개에 이어 메이저리그 전체 3위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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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타석 이상 소화한 중견수 기준으로 보면 OPS는 7위, WAR 9위에 해당하는 성적을 찍었다. 이정후 입장에서는 롤러코스터 같은 시즌이기도 했지만 풀타임으로 떨어지지 않는 성적을 찍었다는 것에 의의를 둬야 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것도 아쉬울 수 있는 대목. 이정후는 유종의 미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 4타수 3안타 1득점으로 활약을 펼쳤다. 3루타를 시작으로 단타 2개를 추가했다. 시즌 11번째 3안타 경기였다.
시즌이 막바지로 향하는 시점, 샌프란시스코 경기를 전담 중계하는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에서 경기 후 진행하는 ‘포스트게임 라이브’에서 이정후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정후는 첫 풀타임 시즌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그는 “올해 부족한 부분을 많이 느꼈다. 경기 수도 많고 이동도 많다. 시차도 달라져서 체력을 많이 신경써야겠다고 느꼈다”며 “힘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많이 하고 기술적인 훈련도 많이 하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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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에 대한 부담이 결국 체력적인 부담으로 이어졌다고 시인한 셈이다. 그는 “일단 페넌트레이스만 봤을 때 가장 많이 뛰었다. 한국은 6일 경기를 하고 쉰다. 또 비가 오면 쉬는데, 여기(미국)는 더 긴 연전도 있고 비가 와도 끝까지 기다렸다가 하는 경우도 많다. 일정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나쁘지 않은 시즌을 보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1억 달러가 넘는 계약에 걸맞는 성적이라고도 볼 수 없다. 6년 1억1300만 달러 계약은 중견수 전체 4위에 해당하는 거액 계약이다.
올해까지는 어느 정도 정상 참작을 할 수 있다. 올해까지는 연봉이 다른 시즌보다 낮게 책정되어 있다. 계약 첫 해인 지난해 700만 달러, 올해는 1600만 달러를 받았다. 하지만 내년부터 이정후의 연봉은 확 오른다. 3년차부터 연봉이 급격히 상승하도록 설계했다. 2026년과 2027년, 이정후의 연봉은 2200만 달러에 달한다. 2027년 시즌이 끝나고 옵트아웃을 선언할 수 있고 2028~2029년 연봉은 2050만 달러를 수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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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이정후가 첫 풀타임 시즌이라는 점을 현지도 참작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부터는 여론의 잣대가 달라지고 평가도 더 냉혹해질 수 있다. 체력과 파워를 키워 올해의 실패와 성장통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이정후의 다짐이 필요한 이유다.
‘야후 스포츠’는 2026년 전망을 통해 이정후를 확실한 주전 선수로 언급했다. 매체는 “외야에서 확실히 주전 선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써 넣을 수 있는 선수는 중견수 이정후 뿐이다. 압도적인 임팩트를 주는 선수는 아니지만 다년 계약을 맺고 공수에서 모두 충분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줘 꾸준한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스트 베이스볼’은 올해 이정후의 활약을 돌아보며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첫 풀시즌은 여러 굴곡이 있었지만, 동시에 샌프란시스코가 왜 이정후를 데려오기 위해 공격적으로 움직였는지 정확히 보여줬다’며 ‘스타다운 기량을 보여주는 시긴도 있었고 어려움을 극복했으면 시즌을 마무리 하는 시점, 타선에서 안정적인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즌 막판의 상승세가 어떤 징조라면, 한국에서 스타가 될 수 있었던 꾸준한 활약을 메이저리그에서도 보여줄 수 있다는 의미다. 스타를 찾아 헤맸던 구단 입장에서는 이정후가 차세대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해가는 예고편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뒷걸음질 친 적이 없는 이정후는 과연 빅리그 풀타임 2년차인 2026년,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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