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레전드 홈런왕 장종훈 KBO 재능기부위원(57)이 마지막까지 리그 우승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고 있는 후배들을 격려했다.
한화는 지난 27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2-9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LG는 우승 매직넘버를 1로 줄였다. 리그 우승을 위해서 LG와의 홈 3연전을 모두 잡아야 했던 한화는 3연전 첫 경기 승리로 희망을 살렸지만 이날 패배로 이제는 기적을 바라야 하는 상황이 됐다.
1987년부터 2005년까지 한화에서 활약하며 3년 연속 홈런왕(1990~1992년), 2년 연속 MVP(1991~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1999년) 등 화려한 족적을 남긴 레전드 장종훈 위원은 지난 27일 충청북도 보은군 KBO 야구센터에서 열린 ‘2025 KBO 야구로 통하는 티볼캠프’ 일일 강사로 나섰다. 한화 팬 뿐만 아니라 10개 구단 팬들이 모두 사인과 사진을 요청할 정도로 인기가 뜨거웠던 장종훈 위원은 아낌없는 팬서비스로 화답했다.

한화는 올 시즌 81승 3무 56패 승률 .591을 기록하며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LG(85승 3무 53패 승률 .616)에 밀려 정규시즌 우승은 가능성이 희박해졌지만 2위는 이미 확정이 된 상태다. 한화가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친 것은 1992년(81승 2무 43패 승률 .651) 이후 33년 만이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은 2007년 이후 18년 만이다.
“요새 한화 야구가 재밌다”며 웃은 정종훈 위원은 “이제는 KBO리그 밖에서 지켜보는 입장이니까 더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다”면서 “솔직히 1등, 2등을 떠나서 후배들이 정말 잘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팬들은 1위를 하지 못하게 된다면 아쉬움이 크겠지만 그래도 올해 많은 즐거움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장종훈 위원은 한화 홈런왕 계보를 잇고 있는 노시환을 향한 애정이 크다. 2023년 홈런왕과 타점왕을 차지한 노시환은 올 시즌에도 140경기 타율 2할5푼5리(525타수 134안타) 32홈런 100타점 OPS .845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리그 홈런 4위, 타점 4위를 달리고 있다.
노시환 유니폼을 갖고 온 팬에게 사인을 해주기도 했던 장종훈 위원은 “(노)시환이가 올해 초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팬들에게 싫은 소리도 많이 들었던 한 해다. 그렇지만 어쨌든 30홈런 100타점 이상을 했다. 그러면 잘한 것이 아닌가. 초반에 꾸준한 활약이 아쉬웠지만 잘 극복했다고 본다”며 노시환의 올 시즌 활약을 칭찬했다.

“포스트시즌에 가면 상대 팀들이 또 집중 마크를 할텐데 대비를 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한 장종훈 위원은 “물론 매일 하는 경기니까 편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임해야겠지만 포스트시즌은 확실히 다르다”면서도 “올해 4번타자의 부담감을 느꼈겠지만 가을야구에서 그 이상을 짊어질 필요는 없다. 너무 의식을 하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압박감이 상당하지 않겠나. 4번타자의 숙명이지만 너무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플랜대로 경기에 임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라며 노시환의 활약을 자신했다.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떠올린 장종훈 위원은 “우리가 우승을 했을 때도 오히려 꼭 우승하자는 열망으로 우승을 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우승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다보니 우승에 찾아왔다. 우승은 하늘이 점지해준다고 하지 않나. 후배들도 너무 우승만 생각하지 말고 지금도 높은 곳까지 올라왔고 1년 동안 고생을 많이 했으니 ‘아쉬운 경기만 하지 말자’, ‘여기서 쉽게 무너지면 1년이 억울하다’는 생각만 하면서 가을야구를 즐기면 좋겠다”며 후배들이 오랜만의 가을야구를 즐기기를 당부했다.
2018년 이후 7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한화는 가을야구를 처음 경험하는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장종훈 위원은 “올해 한화 홈경기 분위기가 정말 뜨거웠다. 사실 우리 때는 정규시즌하고 포스트시즌 분위기의 차이가 너무 커서 사실 많이 긴장되고 떨렸다. 하지만 지금 우리 후배들은 정규시즌에도 워낙 많은 팬들이 찾아와서 포스트시즌 열기에도 별로 긴장하지 않을 것 같다”며 웃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