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대부' 전유성이 지난 25일 별세한 가운데 애제자 김신영과의 애틋한 인연이 연일 많은 이들을 울리고 있다.
김신영은 생전 전유성을 “개그 인생의 나침반 같은 존재”라고 불러왔다. 실제로 그는 지난 2022년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에 나와 “웃음에 대한 결핍에서 코미디를 시작했지만, 진짜로 코미디언이 될 수 있었던 건 전유성 교수님 덕분이었다”며 특별한 사연을 전했다.
당시 김신영은 과거 공황장애와 다이어트로 힘들었던 시기를 떠올리며 “교수님께 ‘저 한물 갔어요’라고 털어놓자, 교수님은 오히려 ‘축하한다’고 말씀하셨다. ‘한물 가고 두물 가고 세물 가면 보물이 된다. 너는 보물이 될 거야’라고 해주셨는데, 그 말이 제 인생을 지탱해 준 힘이 됐다”고 회상했다.
단순한 위로를 넘어선 전유성의 철학은 김신영이 슬럼프를 극복하고 무대에 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덕분에 김신영은 콩트 개그는 물론 예능 프로그램 MC로 성장했고 고 송해에 이어 KBS 1TV ‘전국노래자랑’ MC에도 발탁됐다. 그때에도 그는 “전유성 교수님께서 ‘넌 항상 고정관념을 깨는 즐거움이 있는 친구구나’라고 축하해주셨다”고 감격한 바 있다.

하지만 전유성은 기흉으로 인한 건강 악화로 전북대병원에서 투병하다 지난 25일 밤 9시 5분경 별세했다. 김신영은 라디오 MC 자리를 잠시 비우고 남원으로 내려가 고인의 마지막 순간까지 병간호를 자처하며 곁을 지켰다. 28일 엄수된 발인식에서는 결국 오열하며 추도사를 읽었다.
“나의 어른 전유성 교수님. 병원에서 교수님은 제게 제자를 넘어서 친구라고 불러주셨고 그 따듯한 마음 저는 평생 간직하겠습니다. 어린 제자라도 존중해 주시던 분, 그분이 바로 우리 교수님이셨습니다. 전유성 선배님. 그리고 나의 어른.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너무 사무치게 그립고 보고 싶습니다. 후배들을 사랑하는 그 모습 기억하겠습니다. 꼭 다음 생에도 교수님으로 나타나주세요. 나의 어른 전유성 선배님 사랑하고 보고 싶습니다. 천국에서 행복하고 재밌게 지내세요.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친구 김신영 올림”
김신영의 진심 어린 추도는 전유성과의 깊은 사제 관계를 다시금 떠올리게 하며, 현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두 사람의 나이를 뛰어넘은 아름다운 사제 관계가 먹먹한 울림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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