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4번째 퇴장' 이창민 퇴장 불러온 싸박의 도발, 왜 제재 없었나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5.09.29 07: 56

제주SK FC가 수원FC와의 '멸망전'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그러나 논란은 경기 내용만이 아니었다. 막판에 나온 이창민의 퇴장 장면을 두고, "싸박(수원FC)의 도발적 행위를 주심이 제재하지 않았기에 불필요한 충돌이 커졌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는 28일 오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1라운드 홈 경기에서 수원FC에 3-4로 패했다. 이날 경기는 퇴장 4장, VAR, 추가시간 극장골까지 뒤섞인 '혼돈의 90분'이었다. 제주는 패배와 함께 승점 31(8승 7무 16패)에 묶이며 4연패에 빠졌다.
문제의 장면은 경기 종료 직전 발생했다. 후반 추가시간 최치웅이 결승골을 터뜨린 후, 제주가 다시 한 번 쓰로인을 준비하던 순간이었다. 이때 싸박이 볼보이로부터 전달된 공을 집어 들고 높게 점프하며 양손을 뻗어 던지는 동작을 방해했다. 심판이 즉각 제재를 가하거나 경고를 내릴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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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장면에 흥분한 제주 미드필더 이창민이 싸박을 강하게 들이받으면서 충돌이 커졌다. 주심은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고, 제주는 이미 송주훈·김동준·안태현의 퇴장으로 인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또 한 명을 잃게 됐다. 이창민의 퇴장은 이날 네 번째 퇴장이자, 제주가 사실상 마지막 저항 의지를 상실하게 된 결정타였다.
이창민의 행동은 분명 과했다. 하지만 애초에 싸박의 행위가 제대로 제재됐다면 여기까지 가지 않았을 장면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 상황은 지난 3월 K리그2 수원삼성 권완규의 퇴장과도 맞물려 비교가 되고 있다. 권완규는 인천전에서 스로인을 막으려 점프하며 손으로 공을 건드렸고, 주심은 즉시 옐로카드를 꺼내며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명했다. 같은 유형의 '쓰로인 방해' 행동이었지만, 제주–수원FC전에서는 주심이 싸박에게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특히 이미 퇴장자가 속출한 경기 흐름상, 주심이 사전에 도발적 제스처를 차단했더라면 불필요한 감정 폭발은 막을 수 있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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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이날 패배로 승강 플레이오프 위기에 한층 가까워졌다. 그러나 결과만큼이나 아쉬운 것은 '통제 불능'에 가까웠던 경기 후반의 상황이다. 선수단도, 팬들도 허탈함을 감추지 못한 가운데, "정작 제재가 필요한 순간을 흘려보낸 주심의 판단이 결국 이창민 퇴장으로 이어졌다"는 불만이 거세게 터져나오고 있다.
결국 이날 제주가 얻은 교훈은 단순한 패배가 아니다. 집중력 상실과 불운이 겹친 경기 속에서, 공정한 경기 운영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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