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 동안 감독 교체 4번' 웨스트햄, 내부에서 "일 처리 이상하다" 목소리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5.09.29 01: 47

웨스트햄 유나이티드가 결국 그레이엄 포터(50) 감독을 경질하고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51)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그러나 경질 과정과 구단의 운영 방식은 영국 현지에서도 '단기적 발상'과 '혼란스러운 행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영국 '가디언'은 28일(한국시간) "웨스트햄은 지난 27일 크리스탈 팰리스전 패배(1-2) 이후에도 결단을 내리지 않았고, 포터 감독이 그대로 언론 의무와 에버턴전을 앞둔 준비까지 수행했다. 하지만 불과 하루 만에 누누 선임이 확정되자 포터는 토요일 아침 불려가 경질을 통보받았다. 이처럼 경질과 선임이 뒤섞이며 진행된 과정은 구단 내부·외부 모두에게 좋지 못한 인상을 남겼다"라고 지적했다.
포터는 지난해 1월 훌렌 로페테기 후임으로 웨스트햄에 부임했다. 그러나 25경기에서 단 6승에 그치며 올 시즌 개막 후 리그 5경기에서 4패를 기록, 리그컵에서도 울버햄튼 원더러스에 탈락하는 등 결과로 답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는 마지막까지 "클럽이 처한 환경과 문화를 고려하면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라며 개선 가능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웨스트햄은 강등권 위험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경질 버튼을 눌렀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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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과정이다. 구단주 데이비드 설리번은 내부에서 포터를 지지하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결국 여론과 성적 악화를 버티지 못했다. 무엇보다 크리스탈 팰리스전에 앞서 이미 누누와 접촉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포터의 권위가 무너졌다는 점이 치명적이었다.
가디언은 "구단이 마지막까지 결단을 미루면서 감독은 경질 직전까지 언론 앞에 서야 했고, 내부 관계자들조차 '왜 이런 방식으로 처리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라고 알렸다.
웨스트햄의 구조적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테크니컬 디렉터 티무 슈타이튼의 실패한 영입 정책, 이어진 무리한 타깃 설정과 비현실적인 이적시장 행보는 포터 체제를 어렵게 만들었다.
매체는 "결국 구단 운영은 모두 설리번 구단주의 즉흥적 판단에 따라 움직이고 있으며, 이사회 내부에서도 견제 장치가 사실상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라고 짚었다.
[사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공식 소셜 미디어
누누는 노팅엄 포레스트를 유럽대항전에 진출시킨 직후 웨스트햄으로 향했다. 카리스마와 현실적인 전술로 팀을 단단하게 만드는 데 강점을 보였지만, 그 역시 불균형한 스쿼드를 넘겨받았다.
가디언은 "수비 불안, 중원의 역동성 부족, 조직력 붕괴라는 과제가 여전하다. 웨스트햄은 최근 16개월 동안 무려 네 번째 감독 교체를 단행했다. 반면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시절 포터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고 체계적으로 지원했던 구단이 지금 4위에 올라 있는 것을 보면, 웨스트햄이 안고 있는 혼란과 대비된다"라고 지적했다.
[사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공식 소셜 미디어
웨스트햄은 오는 30일 에버튼전에서 새 사령탑 누누 체제의 첫 경기를 치른다. 하지만 핵심 선수 영입 실패, 불명확한 전술 방향성, 구단주의 단기적 처방이 반복되는 한 이번 교체가 또 다른 '소방수 임기응변'으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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