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의 부진을 깨끗이 씻어낼 수 있을까. 허웅(32)이 부산 KCC에서 뭉치게 된 '동생' 허훈(30)과의 남다른 호흡을 예고했다.
KBL은 29일 오후 블루스퀘어 SOL트래블홀에서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팬페스트를 개최했다. 10개 구단 감독과 각 팀 주축 선수들 2명이 참석해 새로운 시즌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KCC는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기대받고 있다. 프랜차이스 스타 출신 이상민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고, KT에서 허훈을 영입하며 한층 더 강력한 전력을 갖추게 됐다. 허웅과 허훈 '형제 듀오'까지 품으면서 이번에도 슈퍼팀으로 불리는 상황.
물론 우려의 시선도 공존한다. KCC는 지난 시즌에도 화려한 이름값을 자랑했지만,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호흡 문제로 9위에 그치고 말았다. 디펜딩 챔피언이 6강 플레이오프(PO) 무대조차 밟지 못한 것.
코치에서 감독이 된 이상민 감독은 자율 인터뷰에서 '기본기'를 강조하면서도 공격적인 농구로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팀 컬러는 빠른 농구다. 공격적인 농구를 보여줄 것"이라며 당연히 1위를 노리겠다고 밝혔다.

허웅도 지난 시즌의 아픔을 딛고 우승을 다짐했다. 그는 압박감은 없냐는 물음에 "훈이가 들어오면서 팀 컬러가 확실히 바뀔 것 같다. 우승 후보인 만큼 주축 선수들이 개인적으로 많은 노력을 했다. 경기장 위에서 노력의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힘차게 답했다.
작년과는 다른 모습을 기대해도 되냐는 말에도 자신 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허웅은 "당연하다. 어떻게 보면 감독님도 바뀌셨고, 외국인 선수도 바뀌었다. 부상 선수도 없다. 일단 훈이도 오늘부터 시합을 뛴다고 한다. 경기장에 주축 선수들이 모두 들어온다면 더 좋아질 것"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2년 전 챔피언 결정전에서 만났던 허웅과 허훈은 이제 같은 유니폼을 입은 동료가 됐다. 허웅은 "2년 전 얘기라 사실 크게 와닿진 않는다. 그래도 올 시즌 훈이가 들어오면서 포인트 가드진이 확실히 보강됐다. 난 2번 포지션으로서 되게 편하게 농구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며 미소 지었다.

'형제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는 KCC다. 허웅은 "친동생이다 보니까 훈이가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지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그런 사이다. 되게 편하다. 사실 (최)준용이랑 (송)교창이와도 하도 많이 뛰었다. 대학교 때부터 같이 뛰었다. 이제는 가족보다 더 많이 지내서 선수들끼리 잘 아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KCC 주장 최준용은 개인 목표는 따로 없고 오직 우승만을 바라본다고 외쳤다. 허웅 역시 "당연히 다들 비슷한 마음이다. 일단 KCC는 항상 부상을 달고 산다는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 부상만 조심하면 우승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무조건 챔피언 결정전도 가야 하고, 정규리그도 성적을 잘 낼 수 있도록 스타트를 잘 끊어야 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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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