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맡은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이 "팬들과 함께 가겠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첫 시험대에 올랐다. 메인 과제로 팬과 선수단의 유대감을 꼽은 그는 첫 경기부터 작은 변화를 이끌어냈다.
영국 'BBC'는 30일(한국시간) "누누 감독은 에버튼 원정 1-1 무승부 뒤 선수단을 이끌고 원정석 앞에 나가 팬들과 함께 환호했다. 최근 '보드진 경질(sack the board)' 구호가 울려 퍼졌던 상황에서 의미 있는 장면이었다"라고 전했다.
웨스트햄은 29일 영국 리버풀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25-26시즌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에버튼 원정에서 후반 재러드 보웬의 동점골로 승점 1을 추가했다. 이 경기 전까지 구단은 심각한 위기 국면에 놓여 있었다. 팬들은 구단 운영진을 향한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시위를 이어갔고, 선수단 역시 자신감을 잃은 상태였다. 그런 가운데 누누 감독이 부임 후 불과 이틀 만에 치른 첫 경기에서 팀을 정리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9/30/202509301057770501_68db3c355c508.jpg)
경기력에서도 변화의 기미가 나타났다. 웨스트햄은 이날 총 14개의 슈팅을 기록했는데, 이는 올 시즌 리그 5경기 평균(10.2개)보다 높은 수치였다. 유효 슈팅은 줄었지만, 상대 박스 안에서 29차례 볼 터치를 만들어냈다. 직전까지 평균 19회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공격의 적극성이 되살아난 셈이다.
패스는 다소 직선적이었다. 전체 패스 중 롱패스 비율이 13.8%로, 기존 평균 11.6%보다 높았다. 하지만 오히려 빠른 전환 상황에서 크리센시오 서머빌을 활용해 위협적인 장면을 자주 만들어냈다.
누누 감독은 경기 후 BBC와 인터뷰에서 "첫 경기였기에 많은 것을 바꾸기보다는 단순함을 유지했다. 조금씩 개선하면서 올바른 옵션을 찾겠다. 중요한 건 팬들에게 믿음을 주는 것이다. 그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선수들이 보여준 투지와 헌신은 고무적이었다. 이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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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을 기록한 보웬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그는 BBC 라디오 5 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 "감독님은 단순하고 기본적인 부분에 집중하셨다. 불과 이틀 만에 모든 걸 바꿀 수는 없었다. 하지만 선수들 모두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우리가 스스로 해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웨스트햄은 올 시즌 초반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강등권 바로 위인 리그 14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 주말 브렌트포드전 1-3 패배로 충격을 받았고, 직전 감독 그레이엄 포터가 결국 경질되면서 팀은 혼돈에 빠졌다. 그러나 누누 감독의 첫 무대는 최소한 '무너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출발이었다.
누누 감독은 토트넘과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보여준 것처럼 단단한 수비와 빠른 역습을 중시하는 실용주의 전술가다. 그가 웨스트햄을 어떻게 변모시킬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팬들과의 유대감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점에서 '불신'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지가 첫 번째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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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햄은 오는 주말 안방 런던 스타디움에서 또 한 번 팬들 앞에 선다. 누누 감독이 원정 무승부에 이어 홈 팬들에게 어떤 첫인상을 남길지 주목된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