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 이채민, 촬영 한달전 대체투입 심경 “강박+불안에 잠 못자..한계 부쉈다”[인터뷰 종합]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5.10.01 08: 49

 배우 이채민이 급박한 일정 속에서도 ‘폭군의 셰프’를 성공적으로 끝마친 소감을 전했다.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는 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 주연 배우 이채민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인기 웹소설 ‘연산군의 셰프로 살아남기’를 원작으로 하는 ‘폭군의 셰프’는 최고의 순간 과거로 타임슬립한 셰프가 최악의 폭군이자 절대 미각 소유자인 왕을 만나며 벌어지는 서바이벌 판타지 로코. 작중 이채민은 조선의 군주, 연희군 이헌 역을 맡았다.
지난 28일 종영한 ‘폭군의 셰프’는 17.1%(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기준)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에 이채민은 “아직 끝난게 실감이 안 될정도로 아직도 여운이 남아있다. 항상 작품이 끝나고 나면 아쉽기도 하고 시원섭섭한 마음도 큰데 이번에 유독 작품도 잘 되고 많은 사랑을 받다 보니까 저도 너무 뿌듯하고 감사한 분들이 많이 떠오르더라. 전체적으로 행복한 마음이 크다. 작품도 저에게 남았지만, 함께 작업해주신 모든 분들이 저에게 소중한 분들로 기억돼서 여러모로 많은 것들을 남겨둔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채민이 ‘폭군의 셰프’에 합류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초 캐스팅됐던 박성훈이 SNS 게시글 논란으로 촬영을 한달가량 앞둔 시점에 하차했고, 이에 이채민이 급히 대체투입된 것. 그는 “어떤 작품에 캐스팅 되든 기쁜 마음이 크지만 이 작품은 유독 저에게 있어서 큰 작품이기도 했고 부담감 없다면 거짓말 같다. 그만큼 짧은 기간 내에 최선 다하려고 준비하려 노력했고그런 제 노력이나 마음 많은 분들이 알아주신것 같아 감사하고 소중하다”고 말했다.
이어 촉박한 일정에도 합류를 결심한 이유를 묻자 “사실 장태유 감독님의 팬이라 이 작품을 안 할 이유는 더더욱 없었다, 대본도 읽어봤는데 너무 재밌고 제 취향에 잘 맞더라. 역할이 되게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서 부담감과 기대, 설렘을 안고 들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작품을 마친 뒤 장태유 감독의 더 큰 팬이 됐다는 그는 “작품이 끝나고 감독님을 더 사랑하게 됐다. 애정이 넘치시는 감독님이다. 제가 느끼기에 저를 아들처럼 잘 챙겨주셨다. 사랑을 듬뿍 받으며 촬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어떤 점에서 사랑을 느꼈냐’는 질문에 “절 바라봐주시는 눈빛?”이라고 너스레를 떤 그는 “저는 꿀이 떨어진다 느꼈다. 항상 안부도 많이 여쭤봐주시고,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다. 그리고 모두가 다 예쁘게 나오기 바라시지만, 제가 잘 나오길 바라셨던 분이라 많이 신경써주셨다”고 감사를 표했다.
상대 역인 임윤아의 도움도 컸다. ‘소녀시대 윤아’와 호흡을 맞추는 만큼 “같은 작품에서 파트너 할수있다는 것에 영광이었고 신기하면서 나만 잘하면 되겠다고 생각 했다”는 그는 “처음에 캐릭터 잡는데 시간이 촉박하다 보니까 불안했고 자신감도 없었는데 선배님이 되게 많이 용기를 불어 넣어주셨다. 충분히 잘해주고 있다고 자신감 불어넣어 주셔서 그게 초반에 저에게 큰 힘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캐릭터를 위한 노력에 대해서는 “저에게는 한달이라는 시간이 주어져서 주어진 시간 안에서 최선을 다하려 노력했다. 일주일에 몇 번씩 승마, 서예학원 다니면서 최대한 많은걸 빠른시간 안에 습득하려고 하고 현장에서 많이 여쭤봤다”며 “처용무도 대역 분이 계셨지만 제가 추기도 했다. 원래 춤을 잘 추는 편이 아니다. 몸치다. 그래서 다른 거에 비해 좀 더 열심히 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짧은시간에 많은걸 준비하기가 힘들진 않았는지 묻자 이채민은 “제가 배우는 걸 좋아해서 이 기회에 말 타는 것도 배우고 서예도 할 수 있었다. 서예는 이너피스가 잘 되더라. 마음이 잘 비워졌고, (글을) 몇개 써서 집에도 붙여놨다. 활쏘기 자세도 배웠는데, 제가 또 사극을 안 하리라는 법이 없지 않나. 나중에라도 도움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배웠다”라고 열정을 드러냈다.
가상 역사를 배경으로 한 만큼 작중에는 ‘연희군’이라고 소개되지만, 원작의 제목에서 알수 있듯 이채민이 맡은 캐릭터는 연산군을 모티브로 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채민은 “사실 언급이 많이 되는 인물이시지 않나. 그래서 저도 부담감이 컸고, 실제로 (연산군 캐릭터를) 맡아서 하셨던 선배님도 계시니 선배님들의 영상을 많이 참고했다. 이 인물 자체가 마냥 폭군으로만 그려지지 않는다. (연산군을) 모티브로 했을 뿐 가상 역사라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 폭군이지만 다른 면을 어떻게 보여줄수 있을까 고민 많이 했다. 너무 걱정했던 고민인데 작가님께서 대본에 잘 써주셔서 저는 대본에 충실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 이채민은 전작에 비해 폭발적으로 상승한 연기력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그는 “매 작품 열심히 했지만, 이 작품은 유독 저에게 시간이 짧다 보니까 이 안에 해야한다는 강박과 책임감이 있었다. 잠을 줄여가면서 연구하고 참고할만한 영상 있으면 많이 보면서 참고했다. 계속 대본 읽고 말투도 여러가지 시도해봤다. 감독님께서 저를 많이 불러주셔서 그룹 리딩을 많이 했다. 초반에 캐릭터를 잡는 데 저만 노력한게 아니라 주변에 계신 감독님, 윤아 선배님을 비롯한 선배, 동료분들도 많이 도와주셨다. 그랬기 때문에 단기간에 어느정도 촬영할수있는 캐릭터를 잡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사실 발성 같은 경우에는 제가 원래 4년 전부터 다녔던 발성학원 있었다. 쭉 다녔던 곳인데, 장르도 장르고 역할도 역할인지라 배웠던 포인트를 많은 분들께서 알아봐주신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먹방 연기 비하인드도 전했다. 이채민은 “작품 자체가 먹는 컷들은 만화적으로 가고싶다는 계획이 있었다. 그래서 애니메이션의 리액션을 많이 참고하려 했고, 다른 먹방 프로그램을 보고 거울을 보면서 따라했다”고 말했다. 다만 촬영을 하며 ‘현타’가 오기도 했다고. 그는 “먹고 맛있었죠. 맛있었지만 사실 ‘와!’ 이럴 정도로, 막 날아갈 것 처럼 맛있었던건 아니지 않나. 좀 과하게 해야하는 포인트가 있다. 과하지만 그 인물이 밉지 않고 사랑스러워 보일 수 있는 부분을 찾는게 어려워서 촬영할 때 많은 시도를 했다. 더 과하게도 해보고 덜하게도 하고 여러번 해보니 그런(현타) 감정이 안 생기진 않더라”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폭군의 셰프’는 마지막회에서 이헌이 연지영을 따라 현대로 넘어오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하지만 그 과정을 “중요하지 않다”며 생략해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우스갯소리로 ‘회피엔딩’이라는 평을 내리기도 했다. 이에 이채민은 “다양한 시선이 존재하는구나 싶었다. 저는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현대로 와서 지영과 만났으니까 너무 아름답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도 볼 수 있겠구나 싶어서 다양한 시선이 열렸다”고 웃었다.
이어 “판타지다 보니 어느정도 허용하고 가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그냥 사랑의 힘으로 왔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만큼 절절했으니까. 사실 저희는 그 순간에 그런게 당연하게 느껴졌다. 망운록 한 장이 떨어진게 사랑의 힘으로 됐다고 믿었고, 연기했던 입장에서는 나름 설득이 됐다”고 말했다.
또 엔딩 후 두 사람에 대해 “이헌이 비빔밥을 만들어주지 않나. 나름 이헌도 요리 할줄 알고 관심이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지영과 행복하게 살면서 요리를 배우고 보조로 일하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다. 함께 일하며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전한 그는 시즌2 제작 가능성을 묻자 “반응을 보니 시즌2 안 하냐는 얘기도 있더라. 그만큼 재밌게 봐주셨구나 생각이 들었다. 시즌2를 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궁금증은 있다. 저희끼리도 그런 얘기를 했다. 시즌2가 있다면 이헌의 현대 적응인가? 그런 생각도 했는데 이헌은 사극에서 끝나는게 맞지 않을까 싶다”라고 조심스러운 생각을 밝혔다.
‘일타 스캔들’을 뛰어넘고 tvN 토일 드라마 역대 5위를 차지한 ‘폭군의 셰프’는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에서도 유의미한 기록을 남겼다. 3주만에 누적 시청시간 1억시간을 돌파하며 넷플릭스 비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중 최단기록을 세우는가 하면, 비영어권 TV부문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이채민은 “믿기지 않았다. 많은 분들께서 피땀흘려가며 노고해서 찍은 작품이다 보니 그만큼의 보답을 받는구나 하는 생각에 행복했다”라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처럼 작품이 글로벌 사랑받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다양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벼운 유머도 있고 깊이 있는 서사도 있고. 그리고 이헌-지영 뿐 아니라 이헌-송재든 수혁-공길이든 다양한 케미들이 존재하는데 그런 케미가 빠짐없이 다 재밌고 집중될 수 있는 케미였다. 저만 잘 하면 되겠다고 생각한게, 이미 너무 훌륭한 선배님과 동료분들이 계셔서 그분들의 훌륭한 연기력때문에 더 집중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감독님의 재밌고 로맨틱한 연출이 좋았던 것”이라고 짚었다.
작품의 흥행 여파로 이채민은 출연 배우들과 포상 휴가를 떠날 예정이다. 그는 “휴가 계획에 대해 얘기를 따로 나누진 않는다. 다른 작품도 있다 보니 못 오시는 분들도 계신데, 그런것 때문에 서로 아쉬워하는 정도다. 저도 포상휴가는 처음이라 가서 뭘 하는지도 아직 모른다. 뭘 하죠?”라고 솔직하게 물어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로서 커리어 면에서도 큰 성과를 얻었다. ‘폭군의 셰프’를 통해 눈도장을 찍은 만큼 30개 가량의 대본을 받았다고 전해질 정도로 많은 작품 제의를 받고 있는 바. 이채민은 “정말 드라마 영화 할거없이 다양하게 들어오는 것 같다. 아직 사실 저도 대본들을 다 검토 하진 못한 상황”이라고 운을 뗐다. 또 하고싶은 장르나 캐릭터가 있는지 묻자 “어떤 장르든 재밌게 읽은 작품이라면 장르는 구분하고 싶지 않다. 근데 좀 해보고 싶은건 저도 아무래도 남자배우다 보니 느와르도 해보고 싶고 눈물 절절 흘리는 깊은 로맨스도 해보고 싶다”며 “이헌과 다른 매력을 보여야 하는게 숙명이다. 시청자들의 눈과 마음과 귀를 즐겁게 해야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재밌게 보실만한 저의 모습을 보여드릴수 있는 작품이 뭐가있을까 최대한 고민을 많이 할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은 극찬을 받은 만큼 차기작 선택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을 터. 이채민은 “그게 제일 크다. 그래서 더 다음 작품을 신중하게 고르고 있다. 앞으로 더더욱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요즘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예능 출연 계획에 대해서는 “예능 하는 분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홍보 차 몇 번 나갔는데 체력 소모가 크다. 웃겨야 한다는 생각이 커서 오히려 재미없을것 같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폭군의 셰프’를 모두 마친 상황에서 이채민은 자신에게 남은 것을 묻자 “저도 몰랐던 저를 발견했고, 함께 한 동료분들, 선배님, 감독님이 남았다”고 답했다. 그는 “저는 사람이 중요해서 좋은 사람들이 제 곁에 남아주는 것보다 더한 값진 선물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 현장에서 유독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고 은덕을 많이 받았기때문에 베풀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베푸고 싶을 정도”라며 “이렇게까지 에너지 발산하는건 처음이라 부담스러웠다. 평소에 화를 내거나 소리치지 않고, 원래 눈물은 많지만 그렇게 흘려본 적은 없다. 이렇게까지 감정을 표출하고 발산할 수 있구나 싶을 정도로 저의 한계를 부쉈다, 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이켜 봤다.
그러면서 “생각도 못한 관심과 사랑을 주신 시청자 여러분들께 가장 감사드린다. 앞으로 배우 이채민으로서 더 책임감 갖고 더 좋은 모습과 재밌는 작품으로 찾아뵐수 있도록 노력할테니 앞으로도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린다”며 “팬분들께 너무 감사하다. 제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좋아해주실까. 감사한 마음이 커서, 앞으로 실망 시켜드리지 않도록 열심히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려야겠다는 다짐 하게 됐다”고 자신을 응원해준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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