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서울이 '프리미어리그 출신 골키퍼' 닐 에더리지(35, 부리람 유나이티드)를 뚫어내며 아시아 무대 첫 승을 신고했다.
서울은 30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2차전에서 '태국 최강' 부리람 유나이티드
이날 승리로 서울은 대회 1승 1무를 만들며 일단 1위로 올라섰다. 앞선 1차전에선 나상호와 오세훈이 있는 마치다 젤비아(일본)와 1-1로 비겼다. 반면 부리람은 첫 경기에서 동남아 라이벌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을 2-1로 꺾었지만, 서울 원정에서 시즌 첫 패를 떠안고 돌아가게 됐다.
김기동 감독이 지휘하는 서울은 4-4-2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제시 린가드-천성훈, 정승원-황도윤-이승모-루카스, 박수일-박성훈-정태욱-최준, 최철원이 선발로 나섰다. 조영욱과 김진수, 두간지치, 안데르손, 강현무 등 주축 선수들을 벤치에 앉히며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오스마르 로스 감독의 부리람은 3-4-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수파차이 차이데드-기예르메 비솔리-로버트 줄, 사살락 하이프라콘-피터 안토니오 줄-고란 차우시치-로버트 바우어, 커티스 굿-케네스 두걸-샌디 월시, 닐 에더리지가 먼저 출격했다. 11명 중 태국 선수는 두 명밖에 되지 않았다. 특히 에더리지는 풀럼과 카디프 시티, 버밍엄 시티 등 프리미어리그를 누볐던 수문장이다.


초반 흐름은 좋지 않았다. 서울은 부리람의 적극적인 공세에 당황했고,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전반 5분 박수일의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이 선언되기도 했으나 온필드 리뷰 끝에 코너킥으로 정정됐다.
부리람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바우어가 로버트 줄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부리람은 전반 19분 월시의 부상으로 뜻하지 않게 교체 카드를 써야 했다. 필립 스토이코비치가 대신 투입됐다.
답답한 경기를 펼치던 서울이 한 방으로 분위기를 뒤집었다. 전반 38분 루카스 왼쪽에서 개인기로 수비를 따돌린 뒤 반대편으로 완벽한 크로스를 배달했다. 이를 최준이 논스톱 슈팅으로 정확히 밀어넣으며 선제골을 뽑아냈다.
양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부리람은 전반 막판 차우시치까지 다치면서 차우시치와 사살락을 빼고, 셰인 파티나마와 K리그 출신 페이살 뮬리치를 투입했다. 반대로 서울은 전반 추가시간 정승원의 프리킥이 그대로 부리람 수비와 골키퍼를 지나 골문 안으로 들어가면서 2-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전반전 슈팅 2개로 2골을 만든 서울이었다.


서울 벤치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움직였다. 김기동 감독은 천성훈과 정승원을 불러들이고 문선민과 둑스를 넣으며 변화를 꾀했다. 문선민은 후반 7분 린가드의 완벽한 스루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지만, 부정확한 터치로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서울이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13분 린가드가 오른쪽에서 날카로운 코너킥을 올렸다. 골문 가까운 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황도윤이 공을 머리로 잘 돌려놨지만, 에더리지가 잘 막아냈다.
루카스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23분 에더리지가 공을 멀리 쳐내지 못하면서 혼전 상황이 빚어졌고, 흘러나온 공을 류재문이 왼쪽으로 내줬다. 이를 루카스가 강하게 차넣으며 3-0을 만들었다. 도움에 이어 골까지 터트린 루카스는 댄스 세리머니를 펼쳤다.
더 이상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후반 37분 둑스가 수비 뒤로 빠져나간 뒤 박스 안에서 슈팅했지만, 에더리지가 빠르게 뛰쳐나와 막아냈다. 후반 38분 뮬리치의 슈팅도 최철원이 막아냈다. 경기는 그대로 서울의 3-0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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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