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나믹 듀오' 손흥민(33)과 드니 부앙가(31, LAFC)가 잠시 헤어진다. LAFC로서는 최대 위기이자 상대 팀으로서는 절호의 기회가 될 10월 A매치 기간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는 30일(이하 한국시간) "손흥민이 세인트루이스 시티를 상대로 빛났다"라며 매치데이37 주간 베스트 11을 선정해 발표했다. 손흥민은 3-4-3 포메이션으로 꾸려진 이주의 팀에서 조셉 페인틸(LA), 도르 투르게만(뉴잉글랜드)와 함께 공격진을 구렸다.
MLS는 "LAFC 슈퍼스타 손흥민은 3-0으로 승리한 세인트루이스 시티 원정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MLS 커리어의 뜨거운 출발을 이어갔다. 세인트루이스는 그에게 두 차례나 실점하며 손흥민의 8호 골의 희생양이 됐다"라고 전했다.
손흥민이 MLS 이주의 팀에 뽑힌 건 벌써 4번째다. 그는 LAFC에 합류한 뒤 8경기에서 8골 3도움(MLS 기준)을 터트리며 리그를 휩쓸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달 17일 뉴잉글랜드전에서 움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라운드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렸고, 이후 데뷔골을 터트린 댈러스전과 1골 1도움을 올린 레알 솔트레이크전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인정받았다.


이번 선정은 세인트루이스전 맹활약 덕분이다. 앞서 손흥민은 지난 28일 미국 세인트루이스의 에너자이저 파크에서 열린 2025 MLS 34라운드 세인트루이스 원정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멀티골을 뽑아냈다. 그 덕분에 LAFC는 3-0 대승을 거두며 승점 53을 기록, 두 경기 더 치른 미네소타(승점 54)를 1점 차로 추격했다.
이날 손흥민은 전반 추가시간 박스 안까지 직접 공을 몰고 돌파한 뒤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4경기 연속골을 터트렸다. 손흥민의 득점을 본 MLS 해설진은 "이 둘은 필연적이다(inevitable)"라며 "클래스가 다르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손흥민은 후반 15분 박스 안에서 가볍게 수비를 따돌린 뒤 낮게 깔리는 오른발 슈팅으로 골키퍼를 무너뜨렸다. 해트트릭도 넘볼 수 있었다. 후반 22분 세인트루이스 수비의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이 선언됐지만, 아쉽게도 비디오 판독(VAR) 끝에 판정이 번복됐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슈팅 3회, 2골, 패스 성공률 87%(33/38), 기회 창출 3회, 피파울 3회 등을 기록했다. 평점도 8.9점으로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높았다.


특히 '파트너' 부앙가와 엄청난 호흡을 자랑하고 있는 손흥민이다. 둘은 최근 6경기에서 각각 9골, 8골을 터트리며 LAFC가 기록한 17골을 모두 책임지고 있다. '원풋볼'은 "부앙가와 손흥민이 LAFC를 위한 쇼를 펼쳤다. 그들은 정규 시즌 단일 클럽에서 17골 연속 득점을 기록한 MLS 역사상 최초의 듀오가 됐다"라고 감탄했다.
MLS도 "LAFC의 새로운 다이나믹 듀오가 미지의 영역에 도달했다"라며 "리그 역사상 가장 비싼 이적료(2660만 달러)로 LAFC에 도착한 손흥민은 리그를 불태우고 있다. 토트넘의 전설인 그는 첫 8경기에서 8골을 터트리며 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그는 부앙가의 새로운 차원을 열었다. 부앙가는 손흥민이 온 뒤 10골을 넣으며 카를로스 벨라를 넘어 LAFC 역대 최다 득점자로 등극했다"라고 강조했다.
부앙가는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를 넘어 MLS 득점왕까지 넘보고 있다. 현재 부앙가는 리그 23골을 기록하며 득점 1위 메시(24골)를 바짝 추격 중이다. 이 때문에 손흥민이 세인트루이스전에서 페널티킥이 선언되자 해트트릭을 달성하는 대신 부앙가에게 양보하려 하기도 했다. 다만 비디오 판독 끝에 페널티킥 자체가 취소되긴 했다.
둘은 손흥민의 LAFC 데뷔전에서도 서로를 배려해 페널티킥을 양보한 적 있다.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얻어내자 전담 키커인 부앙가는 공을 건넸지만, 손흥민이 거절하면서 부앙가가 득점했후. 이후 부앙가는 "당연히 손흥민에게 공을 주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원하지 않았다. 난 3번이나 그에게 '이건 네 거야'라며 첫 골을 넣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내 공이라고 하면서 거절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고의 파트너가 된 손흥민과 부앙가 '흥부 듀오'도 잠시 서로를 떠나야 한다. MLS는 대부분의 리그와 달리 A매치 브레이크 기간에도 리그 일정을 소화하기 때문. LAFC는 9일 토론토전, 13일 오스틴전을 치를 예정이다.
손흥민과 부앙가는 각각 한국 대표팀과 가봉 대표팀에 합류하기 때문에 자리를 비울 수밖에 없다. 손흥민은 서울에서 브라질, 파라과이와 2연전을 준비하고, 부앙가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 두 경기를 소화하러 간다. 약 2주 정도는 손흥민과 부앙가의 흥 넘치는 합동 세리머니를 볼 수 없게 됐다.
LAFC로서는 최대 변수가 닥쳐오는 셈. 6일 열리는 애틀랜타 유나이티드전을 마지막으로 핵심 공격수 두 명을 잃은 채 경기를 치러야 하는 LAFC와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이다. 미네소타와 치열한 3위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손흥민과 부앙가 없이 승점을 얼마나 획득하는지가 최종 순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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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LAFC, MLS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