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이 롱런했다고 우리도? 당연한 건 없다” 노력파 최형우의 묵직한 메시지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5.10.01 10: 38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외야수 최형우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문구다. 1983년생 최형우는 1981년생 이범호 감독과 불과 두 살 차이지만, 여전히 전성기급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30일 현재 최형우는 131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7리(462타수 142안타) 24홈런 85타점 72득점 OPS 0.932를 기록 중이다. 팀 내 타자 가운데 타점 선두를 달리고 있고, 최다 안타·홈런·득점 모두 2위에 올라 있다. KIA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그래서일까. 최형우를 두고 ‘50살까지 야구할 선수’라는 말도 나온다.
‘끝판대장’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의 은퇴 경기가 열린 지난달 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최형우는 은퇴와 롱런에 대한 생각을 솔직히 밝혔다. 그는 “계속 못했다면 이제 그만두는 게 맞다. 하지만 아직 경쟁력이 있으니 선수로 뛰고 싶다”며 “언제 그만둘지는 정해둔 게 없지만, 스스로 더 이상 안 된다고 판단하면 깔끔하게 유니폼을 벗겠다. 그래야 후회가 남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KIA 타이거즈 최형우 064 2025.09.06 / foto0307@osen.co.kr

15일 오후 광주 북구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KIA는 선발투수로 올러, 롯데는 나균안을 내세웠다.경기에 앞서 KIA 최형우가 배팅볼을 던져주고 있다. 2025.05.15 / ksl0919@osen.co.kr
최형우의 롱런은 후배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 삼성 포수 강민호는 “KBO리그에서 베테랑들이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는데 형우 형이 여전히 변함없는 활약을 보여주며 동기부여가 된다. 야구 선배로서 길을 열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존경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최형우는 후배들이 롱런을 ‘당연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배들이 마흔 전후까지 뛰었으니 우리도 15~20년 남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더라. 하지만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며 “후배들이 잘하길 바라는 마음은 크지만, 당연히 오래 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강민호·전준우처럼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철저히 몸을 관리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13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LG는 임찬규, KIA는 이의리가 선발로 나섰다.6회초 무사에서 KIA 최형우가 역전 우월 솔로포를 날리고 있다. 2025.09.13 /jpnews@osen.co.kr
그는 또 후배들에게 기본기와 집중력의 중요성도 일깨웠다. 올 시즌 KIA는 10개 구단 중 최다 실책(122개)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3개의 실책이 나왔다. 최형우는 “말도 안 되는 실수가 자꾸 나온다. 방법은 하나뿐이다. 무조건 열심히 해야 한다. 부족하다는 걸 받아들이고 캠프 가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해야 자기 것이 된다. 실력이 부족한데 훈련도 안 하면 잘할 수 없다”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최형우 스스로도 피나는 노력 끝에 최고의 자리에 선 케이스다. 포수 출신으로 경찰 야구단에서 외야수로 전향해 수비 부담을 줄이고 공격력 향상에 집중했다. 2007년 삼성 재입단 후 외야를 맡았지만 초반에는 평범한 타구조차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러나 그는 틈만 나면 김평호 코치를 찾아가 수비 훈련을 요청했고, 끊임없는 노력 끝에 수비 기량을 끌어올렸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팀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수로 거듭난 것이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도 다시 한번 “훈련만이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노력으로 정상에 오른 최형우의 진심 가득한 메시지는 후배들에게 묵직하게 다가왔다.
13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LG는 임찬규, KIA는 이의리가 선발로 나섰다.6회초 무사에서 KIA 최형우가 역전 우월 솔로포를 날리며 기뻐하고 있다. 2025.09.13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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