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3, LAFC)이 미국 무대 5경기 연속골을 터트릴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 사커(MLS)가 다시 한번 그의 발끝을 주목하고 있다.
LAFC는 오는 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미국 LA에 위치한 BMO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5시즌 MLS 정규리그 33라운드 홈 경기에서 애틀랜타 유나이티드와 맞붙는다.
시즌 종료까지 4경기를 남겨둔 상황. 앞으로 한 경기 한 경기가 LAFC의 서부 컨퍼런스 1위 도약 희망이 걸린 중요한 무대다. 현재 LAFC는 승점 53으로 두 경기 더 치른 1위 샌디에이고 FC(승점 57)를 바짝 추격 중이다.
MLS 사무국은 양 팀의 전력 차가 압도적이라고 평가했다. MLS는 "이번 맞대결은 '수소폭탄 vs 기침하는 아기' 밈이 현실로 다가온 것처럼 느겨진다. LAFC는 그 정도로 강력한 시즌 후반기를 보내고 있으며 애틀랜타는 모든 게... 그런 식이었다. 그렇다. 꽤 일방적으로 느껴진다"라며 "하지만 기억하자. 여기는 MLS다. 어떤 이상한 일도 일어날 수 있다"라고 짚었다.
'수소폭탄 vs 기침하는 아기'는 온라인상에서 유행한 밈이다. 아주 강력한 수소폭탄과 아주 약한 이미지인 기침하는 아기에 빗대어 밸런스가 맞지 않는 말도 안 되는 싸움을 이르는 말이다. 손흥민을 등에 업은 LAFC가 그만큼 막강하다는 의미로 쓰인 것.


LAFC의 핵심은 역시 손흥민과 드니 부앙가 '흥부 듀오'다. MLS는 "LAFC의 촉매제는 토트넘 홋스퍼에서 윙어로 전설적인 커리어를 쌓은 한국 슈퍼스타 손흥민의 영입이다. 그는 두 달 전 리그 역대 최고 이적료(2660만 달러)로 LAFC와 계약을 체결한 뒤 센터 포워드로 더욱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매체는 "손흥민은 이미 단 640분 만에 8골 3도움을 올렸다. 가장 큰 수혜자는 부앙가다. 그는 손흥민이 출전한 8경기에서 10골 1도움을 올렸고, 지난달엔 3시즌 연속 20골을 달성하며 MLS 최초 역사를 썼다. 그리고 부앙가는 시즌 23골을 기록하며 득점왕 경쟁에서 리오넬 메시(24골)에 단 한 골 뒤져 있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과 부앙가는 그만큼 파괴적이다. 둘은 최근 6경기에서 LAFC가 기록한 17골을 모두 책임지며 정규 시즌 단일 클럽에서 17골 연속 득점을 기록한 MLS 역사상 최초의 듀오가 됐다. 득점도 손흥민이 8골, 부앙가가 9골로 절반씩 책임졌다.
MLS는 "LAFC의 새로운 다이나믹 듀오가 미지의 영역에 도달했다"라며 "리그 역사상 가장 비싼 이적료로 LAFC에 도착한 손흥민은 리그를 불태우고 있다. 토트넘의 전설인 그는 첫 8경기에서 8골을 터트리며 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그는 부앙가의 새로운 차원을 열었다"라고 강조했다.


MLS 사무국도 손흥민과 부앙가를 역대급 콤비로 인정했다. MLS는 "손흥민과 부앙가가 어떻게 어울릴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둘 다 상대 수비 뒷공간을 빠르게 파고드는 왼쪽 윙어였기 때문이다. 성장통이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적응기는 없었다"라고 감탄했다.
손흥민과 부앙가는 공만 잘 주고받는 게 아니다. 둘은 서로의 득점왕과 해트트릭을 위해 페널티킥을 양보하는 등 훈훈한 미담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MLS는 "슈퍼스타 골잡이들 사이에서 이렇게 좋은 분위기를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라며 "물론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이 이 선수들을 중심으로 LAFC가 하는 모든 일을 현명하게 해냈다. 큰 변화는 3-4-2-1, 3-5-2 포메이션으로 바뀌고 있으며 윙백들에게 전진하되 넓게 벌려달라고 요청하며 상대 수비수들을 역동적인 듀오에서 더 멀어지게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제 LAFC는 순위를 최대한 끌어 올리는 일만 남았다. MLS는 "일요일 경기는 LAFC가 서부 컨퍼런스 순위를 계속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상위 3팀 모두 LAFC보다 최소 한 경기는 더 치렀다. LAFC는 여전히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 1번 시드를 확보하기 위해선 승리가 필수"라고 짚었다.


물론 LAFC는 플레이오프 진출을 넘어 정상을 바라보고 있다. MLS 파워랭킹에서 2위까지 치고 올라간 것만 봐도 LAFC의 무서운 기세를 알 수 있다. 리오넬 메시가 있는 인터 마이애미(4위)보다도 순위가 높다. MLS는 "LAFC가 몇 위로 시즌을 마치든 플레이오프에서 부앙가와 손흥민을 막아낼 수 있는 팀이 있을까?"라고 혀를 내둘렀다.
'디 애슬레틱'도 LAFC의 우승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매체는 "MLS컵으로 가는 길은 꽤나 열려 있어 보인다. 그러나 LAFC는 부앙가의 속도와 돌파 능력, 손흥민의 천부적인 움직임을 앞세워 엄청난 폼으로 플레이오프에 돌입하고 있다"라며 LAFC가 역대급 우승 경쟁에서 승자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디 애슬레틱은 "손흥민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실력을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부앙가와 호흡에서도 최고의 경기력을 끌어내고 있다"라며 "LAFC가 둘에게 너무 의존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공격수 3명에게 불균형하게 투자하는 MLS에서 결코 드문 일이 아니다. 게다가 인터 마이애미의 메시 의존도가 훨씬 크다"라고 짚었다.
만약 LAFC가 MLS컵에서 최종 우승한다면 2022년 이후 최초이자 두 번째 MLS 정복이 된다. 손흥민은 입단 기자회견부터 "LA는 챔피언의 도시다. 나는 트로피를 들기 위해 이곳에 왔다"라며 우승 각오를 다졌다. 그는 지난 시즌 토트넘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을 차지하며 무관을 벗어났고, 이제 커리어 두 번째 트로피를 조준하고 있다.


한편 애틀랜타전은 특별한 방식으로 중계된다. MLS 사무국은 3일 "LAFC가 '애플 TV'와 함께 MLS 축구에서 '틱톡 라이브 스트림'에 데뷔한다. MLS와 틱톡, MLS 시즌 패스가 BMO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LAFC와 애틀랜타 유나이티드에서 독점적인 시청 경험을 선사하는 '플레이어 스포트라이트: LAFC'를 발표하게 돼 기쁘다"라고 전했다.
이어 "스페셜 라이브 스트림은 경기 내내 LAFC의 슈퍼스타 손흥민과 드니 부앙가, 위고 요리스, 티모시 틸먼 등을 집중 조명한 전용 카메라를 통해 팬들에게 선수 중심의 독특한 시청 경험을 제공한다. 전 세계 팬들은 MLS 틱톡 계정과 LAFC, 애플을 통해 이를 시청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애틀랜타전은 90분 내내 전용 카메라로 손흥민을 비롯한 LAFC 스타 선수들을 따라다니면서 팬들에게 더욱 생생한 시각을 제공한다는 것. 선수 개개인의 1분 1초를 모두 담아냄으로써 팬들이 경기에 더 몰입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같은 중계 방식은 지난해 10월 '플레이어 스포트라이트: 메시'에서 처음 도입됐다. 당시 리오넬 메시의 모든 순간을 담은 중계는 640만 명 이상의 실시간 시청자를 끌어모으며 미국 스포츠 최다 시청자 기록을 세웠고, 올해에도 두 차례 진행됐다. 이제는 손흥민이 그 뒤를 이으며 한국 축구의 최초 사례가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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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LS, LAFC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