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에서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된 리뷰 기사입니다.>
오나라와 김시은이 그려낸 모녀의 애틋한 사랑이 진한 감동을 자아냈다.
지난 3일(금) 방송된 tvN ‘화자의 스칼렛’(연출 유시연/극본 강슬/기획 스튜디오드래곤/제작 블리츠웨이 프로덕션)에서는 ‘엄마’라는 말을 가슴에 묻은 여자 화자(오나라 분)와 ‘엄마’가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길 기다린 여자 스칼렛(김시은 분)의 친모녀보다 더 애틋한 사랑이 그려졌다.
화자는 시장에서 국숫집을 운영하면서 20년 전 낳자마자 미국으로 입양 보낸 딸 진아를 오매불망 그리워했다. 그러던 어느 날, 화자의 국숫집에 정체불명의 금발 소녀 스칼렛이 찾아왔다. 말 한마디 없이 국수만 먹는 스칼렛을 바라보던 화자는 스칼렛의 코에 묻은 면발을 자신도 모르게 떼줄 만큼 마음이 쓰였고, 스칼렛은 화자의 손길에 국수처럼 따뜻한 마음을 느꼈다. 이후 국숫집으로 되돌아온 스칼렛은 화자를 와락 껴안은 채 “엄마. 나예요. 당신의 딸”이라며 자신이 화자의 잃어버린 딸이라고 밝히는 눈물의 모녀 상봉이 이뤄졌다. 그렇게 화자에게 선물처럼 와준 스칼렛. 이후 화자는 스칼렛과 함께 가보고 싶었던 공원으로 데이트하고, 스칼렛은 화자의 국숫집을 돕는 등 두 사람은 하루하루 떠나보내기 아까운 둘만의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행복하기만 해도 모자랄 두 사람에게 검은 그림자가 닥쳤다. 의문의 살인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스칼렛을 뒤쫓기 시작한 것. 이와 함께 베일에 가려졌던 스칼렛의 사연이 공개되어 몰입감을 증폭시켰다. 스칼렛은 사실 과거 미군 클럽의 재즈 가수 레나(서영희 분)의 친딸이었다. 하지만 레나는 스칼렛의 존재를 부정했고, 스칼렛은 엄마라고 여겼던 엘라(이재균 분)와 함께 자신을 사랑해 줄 엄마를 만나기 위해 도망치고자 했지만, 포주 쏜튼과 레나에게 들키면서 긴장감을 높였다. 급기야 스칼렛은 목숨이 위태로운 엘라를 지키기 위해 쏜튼을 살해한 뒤 죽을힘을 다해 도망쳤고, 엄마의 사랑을 간절하게 바라며 화자를 찾아갔던 것이다.
스칼렛은 경찰에게 붙잡힌 뒤에도 “엄마가 다 알죠? 제가 친딸이 아닌 거”라며 화자가 자신을 원망하고 있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화자는 스칼렛이 사진첩 뒤에 남몰래 숨겨뒀던 “미안해요. 엄마의 딸이 되고 싶었어요”라는 내용의 편지로 그녀가 자신의 친딸이 아님을 알고 있었고, 그것과 상관없이 화자는 이미 스칼렛의 엄마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스칼렛은 폐암 말기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결국 화자는 스칼렛의 수혈을 위해 그녀의 친모 레나를 찾아갔지만, 되돌아온 것은 레나의 싸늘한 비웃음이었다. 레나는 “뱃속에서 그렇게 죽으라고 별짓을 다 했는데 그때 죽었어야지. 스칼렛이 왜 스칼렛인지 알아? 나도 몰라. 갑자기 그게 자기 이름이래. 태어나지 말아야 했을 애한테 내가 왜! 걘 이름도 없는 애야. 이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는다고”라며 폭언했다.

이에 분노한 화자는 “당신 엄마 하지 마. 죽으려면 혼자 죽지. 왜 스칼렛 인생까지 망치려 들어. 그러면 처음부터 나한테 주지. 우리 스칼렛 너무 가여워”라며 목 놓아 울어 시청자의 심장을 저릿하게 했다. 한편 “나는 엄마가 있었던 적이 없어”라며 눈물 흘리는 레나의 독백은 모성을 경험해보지 못했던 그녀가 화자를 통해 얼핏 엄마의 존재란 무엇인가에 대해 느끼게 했다.
이후 병세가 악화한 스칼렛은 “살고 싶어요. 엄마랑 살고 싶어요. 엄마. 나 엄마 사랑해도 돼요?”라는 말로 엄마 화자를 향한 사랑을 건네 등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부모자식의 사랑을 간절하게 바라던 화자와 스칼렛이 서로의 존재로 상처를 보듬는 모습이 보는 이의 콧잔등을 시큰하게 만들었다. 특히 에필로그에는 “손톱에 들인 봉숭아 꽃물이 첫눈 오기 전까지 남아있으면 사랑이 이뤄진다”라는 화자의 말처럼 첫눈 오는 날의 기적이 일어나듯 어느 모녀처럼 평범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화자와 스칼렛의 모습이 담겨 시청자를 뭉클하게 했다.
이처럼 피보다 진한 모녀간의 사랑을 보여준 ‘화자의 스칼렛’은 오나라, 김시은에서 서영희와 이재균의 연기력 파티로 이목을 사로잡았다. 오나라는 가슴으로 낳은 딸 스칼렛을 향한 애끊는 모정으로 극의 몰입도를 최고조로 이끌었다. 특히 쓰러진 스칼렛을 꼭 끌어안고 “아가”를 외치며 흐느끼는 병실 장면에서는 스칼렛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먹먹하고 아련한 감정의 폭발을 담아내 시청자의 감정을 일렁이게 했다.
이와 함께 김시은은 엄마의 사랑이 필요했던 스칼렛의 상처받은 내면을 섬세한 감정선과 그렁그렁한 눈망울, 표정으로 완벽하게 표현했다. 서영희는 스스로도 모성애가 뭔지 몰랐던 안타까운 여자로 분해 극의 긴장감을 책임졌고, ‘엘라’ 역의 이재균은 스칼렛을 꿈꾸게 해주고 사랑을 알려준 엄마 같은 존재로서 사랑받지 못해도 사랑을 줄 수 있고, 아이를 낳을 수 없어도 뜨거운 모성애가 있음을 짙은 감정 연기로 보여줬다.
한편, ‘tvN X TVING 단편 드라마 큐레이션 - 화자의 스칼렛’은 낳자마자 미국으로 입양 보내야 했던 화자의 딸이 어느 날, 금발의 스칼렛으로 돌아온 이야기를 그리며 지난 3일(금) 종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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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