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에 앉히기엔 너무 아깝다' 이강인, 비야레알 영입 눈독…PSG 떠날까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10.04 19: 49

 이강인(24, 파리 생제르맹)이 다시 한 번 커리어의 갈림길에 서 있다. 스페인 명문 비야레알이 영입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의 미래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스페인 매체 ‘피차헤스’는 지난 3일(한국시간) “비야레알이 PSG 소속 이강인을 데려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 체제에서 교체 자원으로만 활용되는 현재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선택이 될 수 있다”며 이적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야레알의 구상은 명확하다. 단순한 영입이 아니라 ‘임대 후 완전 영입’ 구조다. 이강인을 임대 영입해 적응 과정을 지켜본 뒤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둘 경우 완전 영입으로 전환하는 전략이다.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장기적 효과를 노리는 합리적인 방식이다.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의 계획 속에서 이강인은 단순한 보강 자원이 아니다. 그는 이강인의 경기 장악 능력과 전방 3분의 1 지대에서 흐름을 깨뜨리는 창의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특히 좁은 하프 스페이스에서 순간적으로 경기를 뒤흔드는 능력은 현재 비야레알이 가장 필요로 하는 자질이다.
사실 이강인의 PSG 생활은 화려한 트레블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성공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지난 시즌 팀의 챔피언스리그·리그앙·컵 3관왕을 함께했지만, 출전 시간은 제한적이었다. 중요한 경기에서 벤치에 앉아 있는 경우가 많았고, 꾸준한 기회를 통해 잠재력을 폭발시킬 기회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았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그의 이름은 꾸준히 거론됐다. 스페인과 잉글랜드 여러 클럽들이 관심을 보였으나, PSG는 결국 잔류를 선택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치열한 주전 경쟁 속에서 이강인의 입지는 여전히 굳건하지 못하고, 이는 곧 커리어 전체의 성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비야레알의 관심은 이강인에게 새로운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 ‘피차헤스’는 “이강인은 자신이 꾸준히 출전할 수 있는 팀에서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며 그의 마음이 이미 새로운 도전을 향해 열려 있음을 시사했다.
무엇보다 이강인은 기회만 주어진다면 언제든 존재감을 증명해왔다. 지난 2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루이스 콤파니스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2025-2026 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2차전에서 그는 후반 35분 교체 투입돼 단 3분 만에 경기를 흔들었다.
페널티 박스 안으로 과감히 침투한 뒤 날린 왼발 슈팅은 골대를 강타하며 바르셀로나 수비진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비록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경기 분위기를 PSG 쪽으로 완전히 돌리는 장면이었다. 이후 탈압박과 전진 패스로 전환의 시발점을 만들어냈고, 이는 후반 45분 하키미의 크로스→곤살루 하무스의 결승골로 이어졌다.
경기는 극적인 2-1 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전반 19분 페란 토레스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던 PSG는 전반 38분 세니 마율루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고, 후반 추가시간에 하무스의 골로 승리를 확정했다. 바르셀로나가 유럽 대회 홈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을 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경기 후 이강인의 활약은 현지 언론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영국 ‘BBC’는 “이강인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한 직후 PSG의 결승골이 나왔다”고 전했고, ‘가디언’은 “결승골 장면은 이강인의 압박 탈출에서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짧은 출전 시간이었지만 그의 존재감은 경기 전체를 바꿔놓기에 충분했다.
현재 PSG는 데지레 두에,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우스만 뎀벨레 등 주요 공격 자원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새로운 조합을 찾고 있으며, 바르셀로나전에서 증명된 이강인의 영향력은 그 고민에 새로운 해답을 던졌다. 그러나 동시에 그가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 팀을 떠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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