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매체 ‘피차헤스’는 지난 3일(한국시간) “비야레알이 이강인의 영입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이 중원 강화를 절실히 원하는 가운데, 이강인을 핵심 퍼즐로 낙점했다는 것이다. 비야레알은 단순한 관심을 넘어 ‘주전 보장’이라는 강력한 카드를 들고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이강인의 현실은 냉정하다. 올 시즌 PSG의 공식전 9경기 중 8경기에 출전했지만, 경기당 평균 출전 시간은 37.6분에 불과하다. 수치가 말해주듯 루이스 엔리케 감독 체제에서 확실한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한 상태다. 팀이 절정의 경기력을 펼치는 핵심 무대에서는 언제나 교체 카드에 머물렀다.
지난 시즌에도 사정은 비슷했다. 공식전 49경기에 출전해 7골 6도움을 기록했지만 평균 출전 시간은 50분 남짓이었다. PSG가 아시아 선수 최초로 챔피언스리그·리그앙·국내컵을 모두 제패하는 ‘트레블’을 달성했지만, 정작 이강인은 결승전에서 교체 투입조차 되지 못했다. 팀의 역사적인 순간에도 그는 조연이었다.
‘피차헤스’는 “이강인은 커리어의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PSG에서 기술과 전술적 기량은 입증됐지만, 출전 시간 부족으로 성장 곡선이 멈췄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꾸준히 뛸 수 있는 팀, 특히 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자신을 증명할 기회를 원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적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변수는 마르셀리노 감독이다. 그는 2019년 당시 발렌시아 2군에 있던 이강인을 1군으로 끌어올려 프로 데뷔 기회를 부여한 인물이다. 누구보다 이강인의 장단점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그를 중심으로 새로운 미드필드 라인을 재편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이강인 입장에서도 자신의 잠재력을 믿고 기회를 줄 감독과의 재회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비야레알의 계획은 구체적이다. 단순 이적이 아닌 ‘임대 후 완전 영입’ 구조를 추진 중이다. 이강인의 적응 과정을 지켜본 뒤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둘 경우 완전 이적 옵션을 발동하는 방식이다.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장기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전략이다.
다만 해결해야 할 숙제도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PSG의 태도다. 비야레알은 완전 영입 옵션 금액을 낮추길 원하지만, PSG는 높은 이적료를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 협상이 본격화되면 이 부분에서 치열한 줄다리기가 불가피하다.
‘피차헤스’는 “양 구단은 향후 몇 주 안에 공식 협상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이강인은 현재 PSG에서 루이스 엔리케 감독 아래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내년 1월 마르셀리노 감독의 프로젝트에 합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강인이 라리가로 돌아온다면 이는 약 2년 반 만의 복귀다. 2018년 발렌시아에서 프로에 데뷔한 그는 2021년 마요르카로 이적하며 꾸준히 성장했고, 2023년 PSG 유니폼을 입으며 프랑스 리그1에 진출했다. 라리가 통산 110경기에 출전해 9골 13도움을 기록한 그는 여전히 스페인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잠재력을 입증했다.
그의 다음 선택은 단순한 이적이 아닌 커리어의 방향을 좌우하는 결정이 될 수 있다. PSG에서 제한된 시간 속에 멈춰선 성장을 이어갈지, 아니면 자신을 믿는 감독과 함께 새로운 도전을 택할지.
이강인의 발걸음 하나하나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다시 라리가로 돌아가 ‘골든보이’ 시절의 영광을 재현할지, PSG에서 또 한 번 도약을 노릴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그의 이름을 둘러싼 이적 시장의 열기가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