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4회 연속 16강 진출을 달성했다. 이창원호가 경우의 수를 뚫고 토너먼트에 올랐다.
이창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대표팀은 4일(이하 한국시간) 칠레 발파이라소 엘리아스 피게로아 브란데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FIFA U-20 월드컵 B조 3차전에서 파나마를 2-1로 제압했다.
같은 시각 치러진 B조의 또 다른 경기에선 우크라이나가 파라과이를 2-1로 꺾었다. 이에 따라 한국은 1승 1무 1패, 승점 4를 기록하며 조 3위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2위 파라과이(승점 4)와 골득실까지 똑같았지만, 다득점에서 밀리고 말았다.
그럼에도 한국에는 희망이 있었다. 24개국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6개 조의 1, 2위 팀이 모두 16강에 직행하고, 각 조 3위 중 상위 4개 팀이 와일드카드로 16강 대진에 합류하기 때문. 이창원호로선 다른 조의 최종전 결과를 지켜보며 경우의 수를 따져봐야 했다.


그러던 중 5일 한국의 16강 진출이 확정됐다. A조에서 이집트가 '개최국' 칠레를 2-1로 눌렀고, C조에선 스페인이 브라질을 상대로 1-0 승리를 거뒀다.
그 결과 A조 3위 이집트는 1승 1패로 승점 3에 그쳤다. C조 3위 스페인은 1승 1무 1패, 승점 4로 한국과 동률을 이뤘으나 득실 차에서 한국에 밀렸다. 그 덕분에 한국은 아직 모든 조별리그 일정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각 조 3위 팀 중 두 팀을 제치면서 최소 4위를 확보하게 됐다.
아직 D, E, F조의 조별리그 최종전은 치러지지 않았다. 그러나 남은 경기에서 D조 3위 쿠바(승점 1), F조 3위 나이지리아, E조 3위 남아프리카 공화국(이상 승점 3)가 모두 승리하더라도 한국의 16강 진출엔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이로써 한국 축구는 2017년 대회(16강), 2019년 대회(준우승), 2023년 대회(4위)에 4개 대회 연속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창원호는 첫 경기에서 우크라이나에 1-2로 패했고, 2차전에서 한 명 퇴장당한 파라과이와 0-0으로 비기며 탈락 위기에 내몰렸다. 최종전에서도 파나마에 동점골을 허용하며 흔들렸으나 신민하(강원)의 결승골로 승리하며 조별리그 통과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제 한국의 16강 상대는 C조 1위를 차지한 모로코나 D조 1위 국가(아르헨티나 또는 이탈리아)가 된다. 유력한 상대는 모로코다. 이창원호는 A, B, C, D조 3위가 모두 16강에 오를 시 오는 9일 오전 4시 30분 산티아고에서 아르헨티나 또는 이탈리아를 상대하고, 그 외의 경우에는 10일 오후 8시 랑카과에서 모로코와 맞붙게 된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이창원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는 8강 진출을 다투게 될 가능성이 큰 모로코와 멕시코 경기를 현장에서 관전했다. 선수단은 조별리그 개최지 발파라이소에서 실내 회복 훈련을 진행했다. 6일엔 훈련 없이 휴식을 취한 뒤 대진 확정 여부에 따라 6일 또는 7일 16강전 장소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창원 감독은 "조별리그를 통과하게 되어 다행으로 생각한다. 16강에서는 더욱 강한 팀들을 만나게 되겠지만 토너먼트에서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더 잘 준비해서 강하게 부딪혀 보겠다"라고 다짐했다.
파나마전 최우수 선수(Player of the math)로 선정된 수비수 배현서(서울)도 "조별리그에서 어려운 경기들을 이겨내며 팀이 단단해졌다고 느꼈다. 이제부터 모든 경기가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는만큼 같은 연령대 친구들과 오래 함께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쏟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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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