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다 다이치(29, 크리스탈 팰리스)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부활에 성공했다. 올 시즌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며 처음으로 팰리스 이달의 선수까지 거머쥐었다.
팰리스는 4일(한국시간) "팰리스는 잊지 못할 9월을 즐겼다. 그리고 팬 여러분의 투표로 미드필드의 엔진 가마다가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팰리스는 "일본 국가대표 가마다는 9월에 열린 팰리스의 프리미어리그 3경기에서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는 올 시즌 팰리스가 무패 행진을 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라고 전했다.
가마다는 최근 올리버 글라스너 감독 밑에서 2선과 3선을 오가며 맹활약 중이다. 그는 지난달 선덜랜드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리버풀전에서 총 270분을 뛰었고, 기회 창출 5회와 경합 승리 17회를 기록했다. 카라바오컵에선 밀월을 상대로 풀타임 출전했고, 승부차기에서도 골망을 가르며 팰리스의 4라운드 진출을 이끌었다.

특히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을 상대로 펼친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팰리스는 "가마다는 지난 주말 리버풀에 2-1로 승리한 경기에서 다른 어떤 필드 플레이어보다 많은 패스를 성공시켰다. 그는 잔디 하나 하나를 커버하는 '올-액션 활약'을 보여줬다"라고 극찬했다.
가마다는 팬 투표에서 24.2%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팰리스 9월 이달의 선수로 뽑혔다. 단단한 수비를 자랑 중인 크리스 리차즈와 타이릭 미첼이 나란히 21%의 표를 받았고, 주장 마크 게히가 19.6%로 뒤를 이었다.
치열한 경합 끝에 0골 0도움으로도 구단 이달의 선수에 선정된 가마다. 그는 "이달의 선수로 투표해 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하겠다. 팀에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공격적인 미드필더로 유명한 가마다는 지난 2024년 7월 팰리스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세리에 A 라치오를 계약 만료로 떠난 뒤 팰리스와 2년 계약을 맺었다.
가마다는 일본을 대표하는 미드필더 중 한 명이다. 그는 공격적인 재능을 지닌 선수로 2017년 프랑크푸르트에 합류하며 유럽 무대에 입성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통산 179경기 40골 33도움이라는 훌륭한 성적을 거두며 최전성기를 보냈다.
그러나 이후로는 커리어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가마다는 라치오에서 부진하며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고, 붙박이로 활약하던 일본 대표팀에서도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출전이 불발됐다. 그는 라치오와 계약 연장 과정에서 갈등을 빚기도 했다.
그럼에도 가마다는 프리미어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프랑크푸르트 시절 함께했던 글라스너 감독이 그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 일본인 14번째 프리미어리거가 된 가마다는 "내가 잘 아는 감독인 글라스너와 다시 일하게 돼 기대된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내 자신을 시험해보고 싶다. 구단과 내가 우리의 모든 목표를 함께 달성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의 벽은 높았다. 가마다는 지난 시즌 리그 34경기에 출전했지만, 선발은 15차례에 그쳤다. 부진을 거듭하며 갈수록 입지가 좁아졌다. 결국 프리미어리그 최종 성적은 0골 0도움으로 공격 포인트를 하나도 올리지 못했다.
그나마 컵대회에서 9경기 2골 3도움을 올린 게 전부였다. 게다가 가마다는 팰리스에서 연봉 546만 파운드(약 103억 원)를 받으며 팀 내 최고 대우를 받고 있기에 더욱 비판이 클 수밖에 없었다. 팰리스를 넘어 프리미어리그 최악의 영입이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이번 시즌은 다르다. 글라스너 감독은 가마다에게 이전보다 수비적인 역할을 맡겼고, 가마다는 공수를 오가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공격 포인트는 없어도 경기 영향력에서 차원이 달라졌다. 그 덕분에 팰리스는 3승 3무를 거두며 유일한 프리미어리그 무패 팀으로 남아았다.
가마다는 프리미어리그 9월 이달의 선수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프리미어리그는 "가마다는 글라스너 체제의 스타 중 한 명이다. 그는 원래 공격수 바로 밑에서 뛰었지만, 더 낮은 위치에서 뛰는 데 적응했다"라고 그의 변신을 조명했다. 만약 가마다가 프리미어리그 9월 이달의 선수까지 수상하며 2관왕에 오른다면 그는 손흥민(4회 수상)에 이어 두 번째로 해당 상을 받는 아시아 선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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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팰리스, 프리미어리그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