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분에 묶인 천재… 이강인, '빌라 러브콜' 겨울 이적시장 운명 갈린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10.05 19: 48

이강인(24·파리 생제르맹)이 또 한 번 커리어의 갈림길에 서 있다. 프리미어리그 아스톤 빌라가 그의 영입을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스페인 매체 ‘피차헤스’는 4일(한국시간) “PSG의 한국인 공격형 미드필더 이강인은 커리어에서 결정적인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 아래 꾸준히 출전하고 있지만, 팀의 핵심 전력은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아스톤 빌라가 그의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초대형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빌라는 공격진 보강을 위해 다재다능한 미드필더를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나이 에메리 감독의 구상에는 이강인이 분명히 있다. 피차헤스는 “에메리 감독은 이강인이 자신의 시스템에 완벽히 어울릴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앙과 측면, 2선 어디에서든 뛸 수 있는 전술적 유연성은 큰 매력”이라며 “빌라는 PSG를 설득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강인은 2023-24시즌을 앞두고 마요르카를 떠나 PSG 유니폼을 입었다. 첫 시즌 36경기 5골 5도움을 기록하며 리그앙, 쿠프 드 프랑스, 트로페 데 샹피옹 우승에 모두 기여했다. 가짜 9번, 윙어, 중앙 미드필더까지 소화하며 전술적 가치도 입증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입지는 점점 줄었다.
올 시즌 그는 8경기에서 1골을 기록했지만 총 출전 시간은 301분에 불과하다. 경기당 평균 출전 시간은 37.6분으로, 엔리케 감독 체제에서 확실한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지난여름에도 이적설이 있었지만 PSG는 이강인을 잔류시켰다.
문제는 치열한 스쿼드 경쟁이다. 우스만 뎀벨레, 브래들리 바르콜라, 데지레 두에 등 폭발력을 지닌 젊은 자원들이 포진하며 이강인의 출전 기회는 제한되고 있다. 피차헤스는 “PSG는 공격 자원이 지나치게 많다. 이강인의 이적은 수익 창출과 함께 스쿼드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선택”이라며 “다가올 겨울 이적시장이 그의 커리어에서 결정적인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스톤 빌라 이적은 현실적인 옵션이다. 빌라는 프리미어리그 상위권 도약을 노리며 유럽대항전(UCL·UEL)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메리 감독은 과거 세비야와 비야레알을 이끌며 유로파리그를 제패한 명장으로, 공격형 미드필더 활용에 능하다. 이강인의 기술적 플레이와 전진 패스 능력은 그의 전술에서 빛을 발할 가능성이 크다.
PSG의 판단도 변수가 된다. 주전급 자원이 부상에서 복귀하지 못한다면 이강인을 쉽게 내보내기 어려울 수 있다. 반대로 스쿼드 조정과 재정 확보가 필요하다면, 합리적인 이적료 제시 시 이적 가능성은 높아진다. 피차헤스는 “빌라가 제시할 구체적 조건에 따라 PSG의 태도는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강인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프랑스에서 기술과 전술 이해도를 끌어올렸다면, 이제는 프리미어리그라는 무대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할 때라는 평가다. 특히 에메리 감독 아래에서라면 그의 장점이 극대화될 수 있다.
현재 PSG에서 이강인의 상황은 애매하다. 핵심도, 완전한 로테이션 자원도 아닌 어중간한 위치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이적이 현실화된다면 그는 다시 ‘핵심 전력’으로 평가받을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기술력과 창의성, 멀티 포지션 능력을 갖춘 이강인은 에메리 시스템에서 전술의 핵심 퍼즐이 될 수 있다.
이강인의 커리어는 분명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PSG에 남아 주전을 노릴 것인가, 아니면 프리미어리그로 향해 새로운 도전에 나설 것인가. 선택에 따라 그의 축구 인생의 궤적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겨울 이적시장까지 남은 시간은 길지 않다. PSG의 결단, 빌라의 제안, 그리고 이강인의 선택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한국 축구 최고의 재능 중 하나의 다음 행선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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