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금 동점골' FC서울 살린 조영욱 "여러 이슈 있을 포항전, 승리만 생각하겠다...ACLE 또 나가고파"[수원톡톡]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10.06 06: 51

FC서울을 파이널A 문턱까지 이끈 조영욱(26)이 포항 스틸러스전 승리를 다짐했다.
FC서울과 수원FC는 5일 오후 4시 30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2라운드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수원FC가 전반 18분 싸박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지만, 서울이 전반 26분 조영욱의 골로 균형을 맞췄다.
이로써 서울은 11승 12무 9패, 승점 45로 5위 자리를 지켰다. 다득점에서 7위 광주(승점 42)보다 8골이나 앞서기에 사실상 2년 연속 파이널A 진출이나 다름없다. 서울이 정규 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패하더라도 광주가 8골 이상 득점하며 승리하지 않는 한 순위가 뒤집힐 수 없다.

조영욱의 귀중한 동점골이 만든 결과다. 그는 0-1로 뒤지고 있던 전반 26분 영리한 움직임으로 수비 라인을 깨뜨린 뒤 정승원의 로빙패스를 완벽한 퍼스트 터치로 잡아뒀다. 그런 뒤 낮게 깔리는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라 서울에 승점 1점을 안겼다.
경기 후 김기동 감독은 "여러 가지 여건 때문에 힘든 경기지 않았나 싶다. 다른 경기 결과가 나오면서 우리가 비기기만 해도 사실상 파이널A를 확정 짓는 상황이라 선수들도 평소보다 안이한 마음을 가졌던 것 같다. 운동장 상태가 안 좋아 실수가 몇 차례 나오면서 더 위축됐다. 마음을 좀 더 편하게 먹으면 좋겠다"라며 "어쨌건 팀이 파이널A 경쟁에서 좋은 위치에 있다. 오늘 승점 1점은 팀에 상당히 큰 보탬이 되는 1점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총평했다.
믹스트존에서 만난 조영욱의 얼굴에도 아쉬움이 엿보였다. 그는 "최소한 비겨야 하는 경기였고, 그래도 이겼어야 하는 경기였다. 연휴임에도 팬분들이 많이 찾아와 주셔서 이기고 싶었다. 그러지 못해 아쉽지만, 그나마 최소한의 수확은 얻어가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그래도 좀 아쉽다"라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득점 장면도 되돌아봤다. 조영욱은 "승원이 형이 공을 잡았을 때 앞에 공간이 보였다. 우선 골을 넣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침투했고, 승원이 형이 너무 좋은 패스를 넣어줬다. 그다음에는 크게 다른 생각이 안 들었다. 공을 컨트롤하고 슈팅하려 했고, 생각한 대로 좋은 득점까지 잘 연결됐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전개 과정부터 마무리까지 물 흐르듯 유려한 득점이었다. 그럼에도 조영욱은 올 시즌 넣은 골 중 가장 만족스러운 골이냐는 질문엔 손사래를 쳤다. 그는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넣은 골이 제일 만족스러웠다"라며 웃은 뒤 "리그만 따지자면 오늘 골이 가장 나답게 넣은 골이었다. 그렇게 보면 오늘 골이 가장 좋았다"라고 답했다.
조영욱의 여러 위치에서 다양한 파트너와 호흡을 맞추며 공격수임에도 궂은 일을 맡고 있다. 최전방과 2선을 오가며 적극적인 수비 가담도 돋보인다. 김기동 감독 역시 "수비도 작년에 비해 많이 발전했다. 팀적으로 밸런스를 잘 맞춰준다. 그 덕분에 위험한 상황을 덜 맞이한다. 계속 발전하는 모습이 감독으로서 보기 좋다"라고 칭찬했다.
조영욱은 "오늘도 그렇고 내가 제시(린가드) 위치에 들어갈 때가 있다. 물론 린가드 대신 (10번 포지션에) 들어가다 보니 항상 부담은 된다. 그래도 제시가 할 수 있는 게 있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 말씀하신 것처럼 궂은 일도 하고, 수비도 열심히 하면서 박스 안에서 공격 포인트를 더 만들어 내려고 한다. 주위에서도 너무 잘 도와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제 서울의 다음 목표는 두 시즌 연속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권 확보다. 조영욱은 "아시아 무대에서 뛸 수 있다는 건 너무나 영광이다. 당연히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래서 다음 시즌 ACLE에 더욱더 나가고 싶다"라며 눈을 반짝였다.
서울은 지금도 ACLE 무대를 병행 중이다. 다만 K리그1 순위 싸움이 더 중요한 만큼 김기동 감독은 조영욱을 비롯한 주축 선수들은 아껴주고 있다. 조영욱은 "감독님께서 나는 리그에 좀 집중할 수 있게 관리시켜주고 계신다. 난 아직 큰 문제는 없다. 명절을 잘 쉬고 다음 포항전과 ACLE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서울은 다가오는 18일 포항을 안방으로 불러들여 승점 6점짜리 맞대결을 펼친다. 3위까지 올라서기 위해선 꼭 넘어야 하는 상대다. 게다가 지난 여름 서울을 떠나 포항으로 이적한 기성용과도 적으로 만나게 된다.
조영욱은 "다음 경기 상대가 포항이다. 여러 가지 이슈가 있을 거다. 어쨌든 이기면 순위가 뒤바뀌고, ACLE에 더 가까워진다. 그것만 생각하려고 한다. 앞으로 끈질기게 계속 물고 늘어져야 할 것 같다. 승점 차가 정말 촘촘하기 때문에 한 경기만 잘하면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끝으로 그는 "많이 아쉬우실 수 있고, 화나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휴에도 팬분들이 많이 찾아와 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린다. 선수들이 끝까지 열심히 해서 원하는 목표를 얻으려 노력할 거다.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한다. 감사드린다. 이번 명절 잘 보내셨으면 좋겠다"라고 서울 팬들에게 인사를 남겼다.
한편 인터뷰 중인 조영욱 옆으로 정승원이 경기장을 빠져나가자 팬들 사이에선 엄청난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이를 들은 조영욱은 "잘생겨서 그런 거 같다. 외모지상주의다. 내가 나갈 때 조용하면 조금 서운할 것 같다"라며 웃었다. 물론 조영욱이 서운해할 일은 없었다. 서울 팬들은 조영욱의 이름을 연호하며 뜨거운 응원으로 그를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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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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