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표팀에 예상치 못한 사고가 생겼다. '핵심 미드필더' 브루누 기마랑이스(28)와 조엘린통(29, 이상 뉴캐슬 유나이티드)이 비행기 문제로 한국전 출전이 어려워졌다.
브라질 '글로부'는 7일(이하 한국시간) "기마랑이스와 조엘린통의 한국행이 항공기 문제로 지연됐다. 뉴캐슬 소속 두 선수를 태운 비행기가 창문이 깨지면서 도중에 되돌아가야 했다. 브라질 축구협회(CBF)는 수요일 훈련 일정에 맞추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기마랑이스와 조엘린통은 서울에 도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둘은 화요일에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항공기 문제로 연기됐다. 그 결과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한국, 일본과 친선경기를 앞두고 온전한 대표팀 선수단을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선수 컨디션도 걱정이다. 두 선수는 예기치 못한 사고 때문에 안 그래도 험난한 장거리 비행이 더욱 고단해졌다. 글로부는 "둘은 비행기 창문이 깨져 암스테르담으로 돌아가야 했다. 기마랑이스와 조엘린통은 네덜란드를 오가며 왕복 12시간을 허비했다. 수요일 늦게 한국에 도착하기 위해 다른 항공편으로 바꿀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조엘린통은 8일 오후 4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브라질 대표팀 훈련에도 참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시차 적응과 장거리 이동의 여파를 고려하면 한국전 출전은 쉽지 않아 보인다. 브라질 대표팀과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글로부는 "조엘린통은 암스테르담에서 똑같은 항공편을 이용할 예정이다. 그는 훈련 시간에 맞춰 서울에 도착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기마랑이스는 다른 유럽 국가를 경유하는 경로를 통해 더 일찍 도착할 수 있도록 CBF에서 일정을 조정 중"이라고 설명했다.
기마랑이스와 조엘린통의 힘겨운 한국 나들이다. 둘은 3달 전에도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 여름 뉴캐슬이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를 진행하면서 구단 역사상 최초로 방한했기 때문. 뉴캐슬은 팀 K리그에 0-1로 패했고, 손흥민의 고별전이었던 토트넘과 맞대결에선 1-1로 비겼다. 나란히 토트넘전에 출전했던 두 선수는 브라질 대표팀 소속으로 한국을 다시 찾게 됐다.

물론 뉴캐슬로선 달가운 일이 아니다. 기마랑이스와 조엘린통은 잉글랜드에서 한국, 일본으로 이동해 2경기를 소화한 뒤 잉글랜드로 복귀하는 장거리 비행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 그리고 뉴캐슬로 돌아가자마자 브라이튼 원정을 떠나야 한다.
영국 '더 선'은 "두 삼바 스타는 안첼로티 감독의 월드컵 대비 계획에 따라 치열한 세계 일주를 떠난다. 돌아와 브라이튼전을 준비할 시간은 48시간도 채 되지 않는다. 기마랑이스와 조엘린통의 혹독한 여정"이라고 강조했다. 에디 하우 뉴캐슬 감독도 "난 그들과 함께 가지 않아도 돼서 기쁘다"라고 마냥 웃을 수 없는 농담을 던졌다.
빡빡한 일정을 앞둔 기마랑이스. 그는 "우리는 계속 나아가고 싶기 때문에 A매치 휴식기가 그리 좋지 않은 타이밍에 왔다. 우리는 대표팀에 가서 잘 뛰고 건강하게 돌아와야 한다. 뉴캐슬로 복귀한 뒤 매우 중요한 경기가 있기 때문"이라고 다짐했다.
또한 기마랑이스는 "난 한국으로 간다. 정말 미친 일이다. 하지만 거기에 가야 한다. 조국을 위해 뛰는 건 항상 자랑스럽다. 그러나 좀 멀다"라며 "가장 중요한 건 시차 적응을 잘하는 거다. 한국에 가서 잘 훈련해야 한다. 대표팀과 함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다치지 않는 것"이라고 웃으며 불평했다. 그러던 중 비행기 문제까지 터지면서 더 힘든 여정이 됐다.


사실 손흥민과 김민재 등 유럽에서 활동하는 해외파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장거리 비행은 익숙한 일이다. 특히 손흥민은 '혹사'하면 빠지지 않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발표에 따르면 손흥민은 2018년 5월부터 2019년 6월까지 무려 78경기를 소화했고, A매치 일정을 위해 11만 600km를 비행했다.
당시 손흥민은 78경기 중 72%에 달하는 56경기에서 최소한으로 필요한 5일 휴식도 보장받지 못했다. 심지어 그는 유럽에서 뛰는 선수 중 가장 많은 출전시간과 이동거리를 기록한 선수 1위에 올랐다. 전 세계에서 제일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며 대표팀에 헌신한 것.
그럼에도 손흥민은 10년 넘게 불평불만 없이 태극마크를 달고 대표팀을 위해 뛰었다. A매치 통산 성적은 136경기 53골. 그 덕분에 한국 축구는 2015 호주 아시안컵 준우승, 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승리,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등의 성과를 냈다. 손흥민은 이번에도 미국에서 12시간이 넘게 비행기를 타고 날아와 대표팀에 합류했다.
김민재도 2023년 11월 A매치 기간에만 지구 반 바퀴를 돌았다. 그는 독일에서 서울, 서울에서 중국, 중국에서 독일로 이동하며 경기를 뛰어야 했다. 당시 독일 'TZ'는 "김민재는 다시 세계의 절반을 여행한다. 말 그대로다"라며 "그는 비행기로 20000km 넘게 이동한다. 전 세계를 완전히 여행하려면 40000km가 필요하다. 괴물이라 불리는 김민재에겐 대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엄청난 피로가 쌓여가고 있다. 그리고 흔적이 남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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