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3, LAFC)의 앞날에 큰 변수가 찾아들 전망이다. 스티분 체룬돌로 감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는 가운데 헤라르도 마르티노 감독이 유력한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골닷컴'은 8일(한국시간) "마르티노 감독은 LAFC와 구두 합의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LAFC는 체룬돌로 감독이 떠난 뒤 그를 새 사령탑으로 선임하는 데 합의했다"라고 보도했다.
현재 손흥민을 지도하고 있는 체룬돌로 감독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LAFC를 떠난다. LAFC는 지난 4월 그가 개인적인 이유로 2025시즌까지만 팀을 지휘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체룬돌로 감독은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길 원하며 자신이 선수로 활약했던 독일로 돌아갈 계획이다.
체룬돌로 감독을 손흥민을 왼쪽 날개가 아닌 최전방에 배치하면서 그를 잘 활용했다. 결정력이 뛰어난 손흥민의 강점을 극대화한 것. 그 덕분에 손흥민은 LAFC 유니폼을 입고 9경기 8골 3도움을 기록하며 남다른 클래스를 증명했다. LAFC도 최근 5연승을 포함해 6승 2무 1패를 달리며 시즌 막판 스퍼트를 내고 있다.

그러나 곧 손흥민과 짧았던 인연을 끝낼 체룬돌로 감독. 다음 시즌도 준비해야 하는 LAFC는 차기 사령탑을 물색 중이다. 손흥민을 지휘할 다음 감독으로는 '타타'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아르헨티나 출신 마르티노 감독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골닷컴은 "아르헨티나 언론에 따르면 마르티노 감독은 이미 LAFC 보드진에 손흥민을 영입한 뒤 두세 명의 대형 선수 영입을 요청했다. 다만 LAFC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마르티노 감독 선임은 아직 시기상조이며 부임이 확정되진 않았다. 최종 결정까지는 최대 두 달이 남았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아르헨티나 이적시장 전문가 게르만 가르시아 그로바에 따르면 계약서 서명만 남은 상황. 아르헨티나 언론인들은 이미 마르티노 감독의 LAFC 부임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반면 미국 쪽에선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지금 시점에선 마르티노 감독이 선두 주자로 보인다.
다만 손흥민에게 좋은 변화가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손흥민도 한 명의 선수인 만큼 과거 토트넘 시절 감독의 전술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았다. 주제 무리뉴 감독 밑에서 엄청난 득점력을 뽐내기도 했지만, 안토니오 콘테 감독 밑에선 지나치게 골문에서 멀어지면서 장점을 드러내지 못했다. 지난 시즌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도 지나치게 많은 수비 가담에 힘을 쏟으며 활약이 저조했다.


문제는 마르티노 감독도 전술적으로 높이 평가받는 감독은 아니라는 점. 그는 과거 FC 바르셀로나, 아르헨티나 대표팀 등에서 리오넬 메시를 비롯해 수많은 스타 플레이어와 함께했던 지도자다. 애틀랜타 유나이티드, 인터 마이애미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미국 무대에서 발자취를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마르티노 감독은 커리어 전체를 통틀어 비판받은 시기가 더 많았다. 그는 메시 전성기 시절 바르셀로나에 부임해 메시와 네이마르,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세르히오 부스케츠 등 화려한 선수단을 지휘했다. 그러나 마르티노 감독은 크로스에만 집중하는 전술만 고집한 끝에 충격적인 무관에 그쳤고, 1년 만에 팀을 떠나야 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과 멕시코 대표팀에서도 실패를 맛봤다. 마르티노 감독은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이끌고 고질적인 문제점을 고치지 못하면서 2014 브라질 월드컵, 2015 코파 아메리카, 2016 코파 아메리카에서 3연속 준우승에 그쳤다. 이 때문에 메시가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가 나중에 번복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멕시코 대표팀에선 더 최악이었다. 마르티노 감독은 2019년 멕시코에 부임하면서 골드컵 우승이라는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전술적으로 답답한 모습을 보여주며 멕시코 역대 최악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여기에 라이벌 미국을 상대로 1년에 3번이나 패하는 굴욕적인 역사를 썼고,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선 28년 만의 조별리그 탈락으로 고개를 떨궜다. 여전히 멕시코 역사상 최악의 감독으로 꼽히고 있는 마르티노 감독이다.


그래도 MLS 무대에선 나름 좋은 성적을 보여줬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마르티노 감독은 애틀랜타에서 막강한 선수단을 바탕으로 MLS컵 우승을 일궈냈고, 인터 마이애미에서도 메시와 함께 2024년 서포터스 실드 우승에 성공했다.
골닷컴은 "마르티노는 2023년 여름 인터 마이애미에 합류했고, 2024년 서포터스 실드에서 우승하며 팀을 2025 클럽월드컵과 2023년 리그컵 와일드카드로 이끌었다. 그는 67경기에서 38승 13무 16패를 기록했다. 그는 인터 마이애미가 스타 선수들로 가득한 클럽이 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마르티노 감독은 지난 2024시즌을 끝으로 개인사 때문에 인터 마이애미를 떠난 뒤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는 보타포구와 보카 주니어스 등 여러 팀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1년 가까이 새 팀을 찾지 않았다. LAFC 제안을 받아들이며 현장으로 돌아온다면 1년 만의 복귀가 된다.
손흥민과 LAFC로선 마르티노 감독이 휴식하며 지도력을 갈고 닦았길 기대해야 한다. 그가 스리백을 중심으로 손흥민의 득점력에 초점을 맞춘 체룬돌로 감독처럼 손흥민을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을지에 팀의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 처음으로 MLS 풀시즌을 치르며 월드컵에 대비해야 하는 손흥민 개인에게도 아주 중요한 사안이 될 수 있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