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비하' 아니다→'스타 플레이어' 향한 경고.. 투헬 감독 "팀에 녹아들지 못하면 WC 실패"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5.10.09 14: 29

 잉글랜드 대표팀의 토마스 투헬 감독(52)이 다가오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냉철한 현실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에서 언더독으로 나서게 될 것이다. 팀으로 뭉치지 않으면 성공은 어렵다”고 강조하며 선수들에게 결속을 주문했다.
영국 ‘BBC’는 9일(한국시간) “투헬 감독이 잉글랜드가 오랜 기간 월드컵 정상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에 세계 축구 무대에서 강호로 평가받기 힘들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잉글랜드는 최근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뒀다. 2020년과 2024년 대회에서 모두 결승에 올랐지만, 아쉽게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는 못했다. 반면 월드컵에서는 1966년 자국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단 한 번도 결승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18년에는 4강에서 크로아티아에 패했고,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프랑스에 막혀 8강 탈락의 아쉬움을 남겼다.

[사진] 토마스 투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투헬 감독은 이러한 역사적 흐름을 언급하며 “우리는 오랫동안 월드컵을 차지하지 못했다. 반면 브라질, 아르헨티나, 스페인, 프랑스는 여러 차례 정상에 올랐다. 우리가 이들과 맞서려면 하나의 팀으로 움직여야 한다”라며 “개인의 능력보다 팀의 결속력이 더 중요하다. 우리는 서로를 묶어주는 ‘풀’ 같은 존재가 필요하다. 최고의 팀으로 월드컵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토마스 투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투헬 감독은 지난 1월 잉글랜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이후 6경기에서 5승 1패를 기록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출발을 보였다. 그는 선수단의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과 조직력을 강화하며 세대교체와 전술 다양화를 동시에 추진 중이다.
오는 10월 A매치 기간 동안 잉글랜드는 웨일스와의 친선전, 라트비아와의 월드컵 예선전을 앞두고 있다. 이번 명단에서 주드 벨링엄과 필 포든은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제외됐다. 리스 제임스는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주장 해리 케인은 발 부상 여파로 웨일스전에는 결장하지만, 라트비아전 복귀가 예상된다.
투헬 감독은 “우리는 단계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강한 팀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미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은 장기간 함께 생활해야 하는 대회다. 결속력이 없다면 버티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팀의 장기 캠프 운영과 원정 환경 적응을 위해 심리적 안정과 팀워크 강화를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사진] 토마스 투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BBC’는 투헬 감독의 발언을 두고 “잉글랜드는 최근 유럽 무대에서 꾸준히 결승에 오르며 경쟁력을 증명했다. 객관적인 전력만 보면 언더독이라고 보긴 어렵다”라면서도 “북중미 지역의 고온다습한 기후와 긴 이동 거리, 현지 적응 문제는 유럽 팀들에게 불리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역대 북중미와 남미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는 대부분 남미 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 독일이 이를 깨뜨렸지만, 이후 2022년 카타르에서는 다시 아르헨티나가 정상에 올랐다. BBC는 “이런 통계를 고려할 때 투헬 감독의 ‘언더독’ 발언은 단순한 겸손이 아니라 현실적인 평가로 볼 수 있다”라는 의견을 냈다.
투헬 감독은 마지막으로 “우리는 마치 윔블던을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선수와 같다. 강력한 경쟁자일 수는 있지만, 우승 후보는 아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하나가 된다면 우리도 정상에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 토마스 투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의 메시지는 단순한 자기비하가 아닌 팀 결속을 위한 경고다. 스타 플레이어 중심의 전력보다 팀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일 때 비로소 잉글랜드가 세계 정상에 설 수 있다는 뜻이다. 투헬 감독의 철학이 선수단에 얼마나 깊이 스며들지, 그리고 잉글랜드가 60년 만의 월드컵 트로피에 다시 도전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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