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체제 포기했던 인니, 사우디에 패배하면서 멀어지는 WC 꿈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10.10 00: 30

인도네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아쉽게 패하며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여정의 첫 경기에서 고개를 숙였다.
인도네시아는 9일 오전 2시 15분(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4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2-3으로 졌다.
인도네시아는 1949년 독립 이후 한 번도 월드컵 본선에 오른 적이 없다. 1938년 프랑스 월드컵에 ‘네덜란드령 동인도’로 참가한 것이 유일한 본선 기록이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인도네시아 축구 협회는 신태용 감독을 선임하면서 총력전에 나섰다. 신태용 감독 부임 이후 인도네시아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아시아 2차 예선에서 이라크, 베트남을 제치고 조 2위로 3차 예선에 진출하며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3차 예선을 앞두고 협회는 돌연 신태용 감독을 경질하고, 네덜란드 출신의 파트릭 클라위버르트 감독을 선임했다.클라위버르트 감독 선임과 동시에 외인 귀화를 계속 이어가면서 전력만 놓고 보면 다른 팀보다 뛰어나다는 인상을 주기까지 했다.
이번 4차 예선에서 인도네시아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조 1위는 본선 직행, 2위는 5차 예선을 거친다. 하지만 감독 교체의 효과는 없었다. 사우디와의 첫 경기에서 인도네시아는 초반부터 집중력을 보였다. 전반 11분 귀화 공격수 시메오네 딕스가 선제골을 넣으며 좋은 출발을 했다.
하지만 리드를 오래 지키지 못했다. 전반 17분 살레흐 아부 알 샤맛의 동점골, 전반 36분 페라스 알 브리칸의 역전골로 경기를 뒤집혔다. 후반 17분 알 브리칸이 추가골을 넣으며 점수 차가 벌어졌다. 후반 30분 딕스가 다시 한 골을 넣으며 추격했지만 끝내 2-3으로 경기는 종료됐다.
인도네시아는 공격에서 활로를 찾았지만, 수비 집중력과 체력 관리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후반 중반 이후 상대의 빠른 역습에 밀리며 실점을 허용한 점이 뼈아팠다. 클라위버르트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다음 경기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다음 경기에서 이라크를 상대한다. 이라크는 아시아 강호로 손꼽히는 팀으로, 인도네시아가 승점을 얻기 위해선 조직적인 수비와 효율적인 공격 전환이 필요하지만 감독 교체의 효과가 없는 상황에서는 쉽지 않을 것으로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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