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27)가 ‘문샷’ 한 방에 무너졌다. 3이닝 36구 노히터로 호투했지만 ‘홈런왕’ 카일 슈와버(32·필라델피아 필리스)에게 대형 홈런을 맞은 뒤 순식간에 무너졌다.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를 제치고 홈런왕에 오른 슈와바가 야마모토까지 무너뜨리면서 일본 팬들의 속을 끓게 했다.
야마모토는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3선승제) 3차전에 선발 등판, 4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3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다저스가 2-8로 패하면서 야마모토는 포스트시즌 개인 첫 패전을 안았다.
3회까지 야마모토는 36구 노히터 무실점으로 필라델피아 압도했다. 1회 브라이스 하퍼에게 준 볼넷이 유일한 출루 허용. 3회 토미 에드먼의 솔로 홈런이 터지면서 1점 리드를 안고 4회 마운드에 오를 때만 해도 다저스가 무난하게 이기는 분위기였지만 그 흐름을 슈와버가 바꿨다.
1~2구 연속 볼을 던지며 카운트가 몰린 야마모토는 3구째 시속 96.4마일(155.1km) 포심 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존에 넣었지만 가운데 높게 들어간 실투가 됐다. 오타니를 1개 차이로 제치고 NL 홈런왕(56개)에 등극한 슈와버가 이를 놓칠 리 없었다. 맞는 순간 까마득히 날아간 타구는 다저스타디움 우측 외야석 지붕 위까지 향했다. 시속 117.2마일(188.6km), 발사각 29도, 비거리 455피트(138.7m)로 측정된 대형 홈런. 이 타석 전까지 이번 NLDS 8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침묵하던 슈와버의 시리즈 첫 안타가 대형 홈런으로 경기 분위기를 확 바꿨다.
잘 던지던 야마모토는 초대형 홈런을 맞은 뒤 급격하게 흔들렸다. 하퍼에게 좌전 안타, 알렉 봄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중견수 앤디 파헤스의 3루 송구 실책이 덕아웃으로 빠지는 바람에 하퍼가 홈에 들어오면서 무사 3루 위기가 이어졌다. 브랜든 마쉬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3점째를 준 야마모토는 이어 J.T. 리얼무토에게도 우측 2루타를 얻어맞았다.
맥스 케플러를 중견수 뜬공, 닉 카스테야노스를 루킹 삼진 잡고 어렵게 4회 끝냈지만 5회 브라이슨 스탓과 트레이 터너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2루 위기에서 강판됐다. 구원투수 앤서니 반다가 실점 없이 막으며 3실점으로 끝난 게 다행이었다.
![[사진] 필라델피아 카일 슈와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10/10/202510100028779985_68e7e9b679ac2.jpg)
미국 ‘LA타임스’는 ‘슈와버의 비거리 455피트 대형 홈런이 우측 관중석 지붕을 맞고 튀어나갔다. 문샷으로 1-1 동점이 됐고, 잠자고 있던 필라델피아 타선이 깨어나는 계기가 됐다. 단 36개의 공으로 10타자 9아웃을 잡으며 압도적인 투구를 하던 야마모토는 그 홈런 이후로 안타 5개를 맞고 2실점을 추가로 주며 다저스를 회복 불가능한 위기에 빠뜨렸다. 시리즈의 판도가 바뀌었다’고 전했다.
8회 클레이튼 커쇼에게 쐐기 투런포를 폭발하며 멀티 홈런을 때린 슈와버는 4타수 2안타 3타점 1볼넷으로 필라델피아의 8-2 승리를 이끌었다.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필라델피아에겐 반격의 1승으로 침체된 타선이 깨어난 게 고무적이다.
‘MLB.com’에 따르면 경기 후 슈와버는 4회 대형 홈런에 대해 “맞는 순간 홈런인 줄 알았는데 타구가 어디에 떨어졌는지는 보지 못했다. 덕아웃을 보며 동료들과 분위기를 끌어올리려 했다”고 말했다.
팀 동료 터너는 “얼마나 멀리 날아갔는지 말도 안 된다”고 놀라워하며 “슈와버의 그 홈런으로 분위기가 살아났다. 때로는 모멘텀을 만들기 어려울 때가 있다. 우리는 장타, 홈런이 부족했다. 그걸 해결할 수 있는 타자는 슈와버밖에 없었다. 그로부터 시작됐다”고 치켜세웠다. 롭 톱슨 필라델피아 감독도 “슈와버의 홈런이 모두를 깨웠다. 덕아웃에도 엄청난 에너지를 불어넣었다”고 말했다.
![[사진] 필라델피아 카일 슈와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10/10/202510100028779985_68e7e9b713d77.jpg)
하퍼도 “대단한 스윙이었다. 몇 년 전 샌디에이고에서 쳤던 홈런이 생각났다. 정말 멋진 홈런이었다”고 3년 전을 떠올렸다. 하퍼가 말한 그 홈런은 2022년 NLCS 1차전에서 6회 슈와버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에게 터뜨린 비거리 488피트(148.7m), 시속 119.7마일(192.6km) 우월 솔로포다. 슈와버가 메이저리그에서 친 홈런 중 가장 멀리 날아가고, 가장 빠른 속도로 날아간 홈런이었다. 그때 다르빗슈에 이어 이번 야마모토까지, 일본인 투수들이 대형 홈런의 희생양이 됐다.
이로써 슈와버는 포스트시즌 통산 홈런도 23개로 늘리며 뉴욕 양키스 레전드 버니 윌리엄스(22개) 제치고 이 부문 역대 3위로 뛰어올랐다. 매니 라미레즈(29개), 호세 알투베(27개)만이 슈와버보다 가을야구에서 더 많은 홈런을 쳤다. 비거리 450피트(137.2m) 이상 포스트시즌 홈런도 5개로 2015년 스탯캐스트 측정 이후 최다 기록을 보유 중이다. 슈와버 다음이 프레디 프리먼(다저스)으로 2개를 기록한 것이 전부일 만큼 슈와버의 파워는 독보적이다.
슈와버는 “커리어 동안 운 좋게도 포스트시즌을 많이 경험했다. 진심으로 내 타율이 1할이든 5할이든 상관없다. 팀이 이겼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며 팀 승리에 의미를 부여했다. /waw@osen.co.kr
![[사진] 필라델피아 카일 슈와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10/10/202510100028779985_68e7e9b7abd6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