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하면서 오늘이 가장 좋았던 거 같다. 오늘 위기를 잠재운 게 제일 좋았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투수 이호성이 인생투를 뽐냈다.
이호성은 지난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⅔이닝 2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SSG 타선을 완벽히 막아냈다. 특히 8회 2사 만루 위기에서 3루 땅볼로 이닝을 마무리 짓는 장면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5-2로 앞선 7회 1사 1루,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이호성은 첫 타자 류효승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대타 오태곤을 2루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8회에도 이호성의 구위는 위력적이었다. 첫 타자 박성한을 3구 삼진으로 잡은 데 이어 안상현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2사 후 길레르모 에레디아와 한유섬의 연속 안타와 최정의 볼넷으로 순식간에 만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호성은 흔들리지 않았다. 마지막 타자 고명준을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유도한 슬라이더로 3루 땅볼을 유도하며 포효했다.
“만루 상황에서 꼭 제가 막고 싶었다. 코치님이 올라오셨을 때 교체될 줄 알았는데, ‘믿고 간다’는 말을 들으니 오히려 힘이 났다. 막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경기 후 이호성은 미소를 지으며 당시 상황을 이렇게 돌아봤다.
그는 “(고명준이) 직구 타이밍에 맞추고 있는 것 같아 슬라이더로 타이밍을 뺏으려 했다. 다행히 땅볼이 나와 좋았다”며 미소 지었다.
이호성은 이날 호투에 대해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즐기려 했다.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야구하면서 오늘이 가장 좋았던 날 같다”고 말했다.

박진만 감독도 그의 담대한 투구를 극찬했다.
“이호성의 구위가 워낙 좋았다. 안타와 볼넷이 나와 교체를 고민했지만, 최일언 코치와 상의했을 때 ‘지금 구위면 밀어붙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오늘을 계기로 더 큰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삼성은 선발 최원태의 6이닝 무실점 완벽투와 함께 이재현의 1회 선두 타자 초구 홈런, 김영웅의 달아나는 투런 아치, 디아즈의 3안타 활약으로 SSG를 5-2로 제압했다.
그 가운데 이호성의 ‘2사 만루 위기 탈출’은 승리를 완성한 숨은 하이라이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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