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판 송태섭’ 가와무라 유키(24, 시카고 불스)가 NBA무대도 찢었다.
지난 시즌 멤피스 그리즐리스에서 뛰었던 가와무라는 방출의 수모를 겪었다. 지난 여름 NBA 서머리그 바닥부터 다시 NBA에 도전한 가와무라는 시카고 불스의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 투웨이 계약을 체결했다. 가와무라는 서머리그 5경기 평균 10.2점, 6.2어시스트, 2.2스틸을 기록했다.
프리시즌 불스 첫 경기부터 빛났다. 가와무라는 8일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로켓 아레나에서 개최된 2025-26 NBA 프리시즌에서 14분만 뛰고 3점, 5어시스트를 올려 합격점을 받았다. 가와무라는 NBA 정규시즌 로스터 합류 가능성을 높였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10/10/202510100932772919_68e854833276b.jpg)
172cm NBA 최단신 가와무라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넓은 코트비전을 무기로 삼는다. 3쿼터 후반 등장한 그는 엄청난 스피드로 골밑을 파고든 뒤 컷인하는 잭 콜린스에게 정확한 바운드 패스를 줬다. 콜린스가 투핸드 덩크로 마무리했다.
동료들을 잘 살려주는 게 최고 장점이다. 가와무라는 콜린스와 픽앤팝 3점슛, 제본 카터와 코너 스페이스 3점슛을 만들어줬다. 쿼터백처럼 속공에서 뿌려주는 아울렛패스도 정확하게 동료들 손에 들어갔다.
작은 신장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가와무라는 195cm 킬리안 헤이스의 수비를 스피드로 벗겨냈다. 그는 203cm 트리스탄 에나루나가 전속력으로 블록슛을 뜨는 상황에서도 여유있게 3점슛을 꽂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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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무라는 종료 7초전 118-117로 불스가 리드하는 상황에서 스텝백 3점슛을 쏘는 강심장도 보였다.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슛이지만 들어가지 않았다. 다행히 캐벌리어스의 마지막 공격이 실패하면서 불스가 이겼다.
시카고 불스와 투웨이 계약을 맺은 가와무라는 냉정하게 올 시즌도 대부분 G리그에서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단신 동양인 선수가 운동능력 괴물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뽐내는 것은 경이적이다. 코트비전과 패스, 스피드만큼은 NBA에서도 수준급이다.
공교롭게 가와무라가 입단한 시카고 불스는 만화 ‘슬램덩크’ 작가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북산유니폼을 만들 때 모티브로 삼았던 선망의 팀이다. 만화가 히트했던 90년대만 하더라도 동양인선수가 NBA에서 뛴다고 꿈꾸면 다들 비웃던 시절이다. 그 꿈이 30년 뒤에 현실로 이뤄졌다. 불스 유니폼을 뛰고 코트를 종횡무진하는 가와무라의 모습은 송태섭을 빼닮았다. 만화 속 송태섭의 신장도 168cm로 가와무라와 4cm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아쉽지만 가와무라는 불스에서 송태섭의 7번 대신 8번을 달았다. 7번은 데일린 테리가 달고 있다.
![[사진]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주인공 송태섭](https://file.osen.co.kr/article/2025/10/10/202510100932772919_68e85622b6fff.png)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서 송태섭은 고교시절 미국으로 농구유학을 떠난다. 만화속에서도 이뤄지지 않은 송태섭의 NBA진출을 가와무라가 먼저 이룬 셈이다. 이노우에 작가는 매년 슬램덩크 인세로 일본 농구유망주들을 미국으로 유학보내는 장학프로그램까지 운영할 정도로 농구에 진심이다. 공교롭게 이노우에 작가가 당시 미국 사우스켄트고에서 뛰는 한국선수 최진수를 보고 지원프로그램의 영감을 얻었다.
가와무라의 활약을 본 일본 팬들은 “슬램덩크 팬으로서 가와무라가 불스 유니폼을 입은 것만 봐도 눈물이 난다”, “마이클 조던이 활약한 팀에 일본선수가 입단하다니 감동이다”, “오타니와 함께 일본의 보물”이라며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고 있다.
가와무라의 NBA 진출은 동시대를 사는 한국 선수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