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조 원 통 큰 베팅?” 맨유, UAE 초대형 컨소시엄 접촉설... 맨시티와 같은 발걸음 걷나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25.10.10 11: 3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또 한 번 거대한 자본의 물결에 휩쓸릴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번엔 아랍에미리트(UAE) 투자 그룹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데일리메일은 10일(이하 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문화체육부 장관 투르키 알 셰이크의 발언을 인용해 UAE 기반의 대형 컨소시엄이 맨유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컨소시엄은 맨유 인수를 위한 내부 검토 절차를 시작했으며, 구체적인 협상 단계에 진입하기 전 시장 가치와 구조적 리스크를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는 초기 논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인수 의향서 제출이나 실사 절차 착수와 같은 공식 절차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맨유가 직면한 경영 위기와 팬들의 불만, 구단 내부의 재정적 압박을 고려하면 UAE 자본의 유입은 충분히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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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는 현재 글레이저 가문과 영국 INEOS 그룹의 공동 지배 체제 아래 있다. 글레이저 일가는 매각가로 약 50억 파운드(9조4700억 원)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매각 협상은 지지부진하다. 재정 구조 개선과 구단 가치 유지라는 명분 속에서도 팬들의 반감은 식지 않았다.
맨유 내부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노후화된 홈 구장 올드 트래퍼드 보수 공사와 운영비 절감을 이유로 일부 부서가 통폐합되고 출장비·식사비 같은 기본 경비까지 축소됐다. 한때 세계 최고 구단이라 불리던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 긴축 경영이 이어지고 있다.
성적 부진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고 있다. 지난 시즌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15위에 머물렀다. 맨유 역사상 보기 드문 최악의 성적이다. 팬들은 구단주의 무능과 경영진의 안일한 운영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중동 자본의 등장은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실제로 맨체스터 시티, 파리 생제르맹,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은 각각 UAE·카타르·사우디 자본 유입 이후 구단 체질을 완전히 바꿨다. 거액 투자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 선수들을 영입하며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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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점은 맨유의 연고지 ‘맨체스터’가 이미 UAE 자본의 상징적 도시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는 UAE 부통령 셰이크 만수르이며, 구단 운영은 칼둔 알 무바라크 회장이 맡고 있다. 만약 맨유까지 UAE 컨소시엄 손에 들어간다면, 한 도시의 두 클럽이 같은 국가의 자본 아래 놓이는 초유의 상황이 된다.
물론 넘어야 할 산도 많다. 프리미어리그는 구단주와 경영진의 신뢰성, 재무 구조, 이해 상충 여부 등을 엄격히 검증한다. 또한 글레이저 가문이 완전 매각 대신 부분 지분 매각을 선호한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UAE 측이 이 같은 조건을 수용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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