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원호가 아쉬운 결정력 부족으로 2025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에서 탈락했다.
이창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U-20) 대표팀은 10일 오전 8시(한국시간) 칠레 랑카과의 에스타디오 엘 테니엔테에서 열린 2025 FIFA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모로코에 1-2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의 3개 대회 연속 4강 진출은 16강에서 막히며 무산되고 말았다. 대표팀은 지난 2019년 대회에서 준우승을 기록했고, 2023년 대회에선 4강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번엔 조별리그에서 1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B조 3위로 16강 턱걸이에 성공했고, C조 1위 모로코에 패하며 여정을 마치게 됐다. 앞서 일본 역시 프랑스에 패해 탈락했기에 아시아 국가는 전멸하고 말았다.
한국은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김명준(헹크)-김태원(포르티모넨스), 김현민(부산)-손승민(대구)-정마호(충남아산)-최병욱(제주), 배현서(서울)-신민하(강원)-함선우(화성)-최승구(인천), 홍성민(포항)이 먼저 출격했다. 박상영(대구) 대신 홍성민(포항)이 골키퍼 장갑을 낀 걸 제외하고는 파나마전과 같은 라인업이었다.
모로코는 4-2-3-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야시르 자비리, 게시메 야신-사드 엘 하다드-오트만 마암마, 야신 칼리피-나임 비야르, 푸아드 자후아니-스마일 바크티-이스마엘 바우프-알리 마마르가 선발로 나섰다.


한국이 시작부터 위기를 맞았다. 전반 1분 손승민이 수비 진영에서 공을 끌다가 뺏기면서 역습 위기를 허용했다. 패스를 받아 우측으로 빠져나간 마암마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지만, 홍성민이 발을 뻗어 가까스로 막아냈다.
이창원호가 절호의 선제골 기회를 놓쳤다. 전반 4분 역습 공격에서 김태원이 결정적 슈팅을 시도했다. 골키퍼도 자리를 비운 상황이었지만, 모로코 수비가 몸을 던져 걷어냈다. 이후 김태원이 다시 공을 잡았으나 그는 골문 앞으로 달려드는 김명준에게 패스하는 대신 직접 슈팅했고, 아슬아슬하게 골대를 벗어났다.
위기를 넘긴 모로코가 행운의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8분 역습 기회에서 마암마가 단독 드리블로 박스 오른쪽을 돌파한 뒤 크로스했다. 이를 한국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고, 모로코 슈팅이 수비에 맞고 굴절되면서 박스 안에 떨어졌다. 자비리가 수비 방해 없이 바이시클킥으로 연결, 공은 신민하에 맞고 궤적이 크게 꺾이면서 자책골이 되고 말았다.

양 팀이 치열하게 맞붙었다. 한국은 라인을 높이며 동점골을 노렸고, 모로코는 빠른 속도와 위협적인 드리블을 앞세워 추가골을 노렸다. 전반 20분 정마호가 오른발 프리킥으로 직접 골문을 노려봤으나 높이 뜨고 말았다.
한국이 풋볼 비디오 서포트(FVS) 시스템 신청권 하나를 소모했다. 전반 43분 배현서의 영리한 움직임 덕분에 나온 정마호의 중거리 슈팅도 골대를 넘어갔다. 이 과정에서 최병욱이 넘어졌고, 한국 벤치가 비디오 판독(VAR)을 요청했으나 주심은 페널티킥이 아니라고 선언했다. 전반은 모로코가 1-0으로 앞선 채 끝났다.
모로코가 2-0으로 달아났다. 후반 13분 신민하가 높이 뜬 공을 멀리 걷어내지 못했다. 흐른 공을 잡아낸 마암마가 개인 능력으로 우측면을 돌파한 뒤 크로스했고, 센터백 사이로 쇄도한 자비리가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양 팀이 교체 카드를 활용했다. 한국은 후반 16분 김현민과 최병욱을 불러들이고 백가온, 이건희를 투입했다. 모로코는 엘 하다드를 대신해 일리야스 부마사우디를 넣었다.
한국이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18분 정마호가 코너킥을 올렸고, 신민하가 높이 뛰어올라 머리로 돌려놨다. 그러나 공은 골대 옆으로 빠져나갔다. 두 골이 필요한 한국은 측면을 활용해 실마리를 찾아보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대부분 단조로운 크로스에 그쳤다.
경기 막판 한국이 소나기 슈팅을 퍼부었다. 후반 44분 이건희의 낮은 크로스에 이은 김현오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1분 뒤 박스 안에서 나온 연속 슈팅도 모두 수비 블록에 걸렸고, 최승구의 결정적 슈팅은 옆으로 빗나갔다.
종료 직전 한국이 만회골을 넣었다. 추가시간 5분 한국 벤치가 FVS를 사용했고, 주심은 상대의 핸드볼 반칙을 확인한 뒤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김태원이 침착하게 차 넣으며 1-2를 만들었다. 하지만 동점을 만들기엔 시간이 모자랐고, 경기는 모로코의 승리로 끝났다. 한국으로선 크로스 21개, 슈팅 15개를 기록하고도 한 골에 그친 점이 뼈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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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