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선수라더니” 프랑스 해설가도 놀란 이강인, 완벽히 달라졌다-빌라 이적설에 말 바꿨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25.10.10 14: 13

 이강인(24·파리 생제르맹)이 그라운드 위에서 경기의 무게 중심을 완벽히 잡았다. ‘기술’보다 ‘균형감’으로 팀을 움직인 경기였다.
파리 생제르맹(PSG)은 6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릴의 스타드 피에르 모루아에서 열린 2025-2026시즌 리그1 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릴과 1-1로 비겼다.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지만, 5승 1무 1패(승점 16)로 여전히 리그 선두를 지켰다. 이날 경기의 중심에는 이강인이 있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시즌 들어 처음으로 이강인에게 풀타임을 맡겼다. 부상 여파로 주전 미드필더들이 빠진 가운데, 18세 캉탱 은장투와 19세 세니 마율루가 중원에 나섰다. 경험 부족한 이 두 선수 사이에서 이강인은 자연스럽게 ‘중원의 리더’ 역할을 담당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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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 그는 경기 속도를 조율하는 ‘설계자’였다. 공을 잡을 때마다 한 템포 빠르게 상황을 읽었고, 젊은 선수들의 위치를 유연하게 조정하며 빌드업의 중심축이 됐다. 후반전에는 공격 지향적인 위치로 올라서며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직접 슈팅을 시도했다.
비록 골과 어시스트는  없었지만 숫자가 말해주는 그의 존재감은 확실했다. 통계업체 풋몹에 따르면 이강인은 이날 패스 성공률 96%(64/67), 드리블 성공률 100%(2/2), 롱패스 성공률 88%(7/8), 지상 경합 성공률 75%(3/4), 볼 터치 82회를 기록했다. 실수가 거의 없었던 ‘완성형 플레이’였다.
눈에 띄는 화려한 장면보다 팀의 리듬을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 필요할 땐 템포를 늦추고, 빈 공간을 발견하면 재빠르게 전진 패스를 시도했다.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공격 전환을 이끈 그의 플레이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강조해온 ‘패스 축구’의 교본에 가까웠다.
그동안 혹평을 쏟아냈던 프랑스의 대표 해설가 피에르 메네스조차 태도를 바꿨다. 그는 경기 후 자신의 채널에서 “워렌 자이르-에메리가 다시 단단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평소 ‘끔찍한 선수’라 표현했던 이강인조차 이번엔 놀라울 만큼 성실했다. 활동량이 많았고 공간 활용이 훌륭했다. 전진 패스만 조금 더 많았다면 완벽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메네스는 과거 이강인을 향해 “왼발밖에 없는 선수”, “전술적으로 의미 없는 존재”라며 혹평을 이어온 인물이다. 심지어 지난해 쿠프 드 프랑스 64강전 이후에는 “이강인은 하키미에게 공만 건네는 단순한 선수”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만큼은 그의 평가가 완전히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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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은 전술 이해도가 매우 높고 항상 팀을 우선으로 생각한다. 그는 단순히 기술 좋은 선수가 아니다. 주어진 역할을 정확히 수행하고 동료를 돕는 데 집중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오늘 경기에서 그는 팀의 중심 역할을 완벽히 해냈다”고 덧붙였다. 이강인은 최근 프리미어리그 아스톤 빌라 이적설도 떠오른 상태. 어떤 분위기 반전이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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