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4, PSG)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매치 평가전에서 브라질에 0-5로 패했다. 이스테방(첼시)과 호드리구(레알 마드리드)가 각각 멀티골을 기록하며 한국을 무너뜨렸다.
한국은 1999년 이후 26년 만에 브라질전 승리를 노렸으나 단 한 차례도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상대의 빠른 전개와 개인기에 흔들렸고, 중원의 공백과 수비 라인의 간격이 끊기며 잦은 실수를 범했다.
전반 17분 이스테방의 선제골로 균형이 깨졌고, 41분 호드리구의 추가골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후반 시작 직후에도 이스테방과 호드리구가 연달아 득점하며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후반 31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마무리 골까지 더해지며 스코어는 0-5가 됐다.
홍명보호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을 8개월 앞두고 남미 최강을 상대로 실전 테스트에 나섰지만, 성과보다는 숙제를 안은 채 경기를 마쳤다.

경기 종료 후 이강인을 만났다. 이강인은 "결과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죄송하고 또 감사드린다. 비도 많이 오고 쉽지 않은 날씨였는데도 많은 축구 팬분들이 찾아와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동시에 너무 죄송한 하루였다"라고 이야기했다. 다음은 이강인과 일문일답.
2022 카타르 월드컵 때 맞붙었던 브라질과 비교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
-브라질은 언제나 강팀이다. 항상 강팀이고, 사실 브라질뿐만 아니라 월드컵에 나가면 만나는 팀들은 다 강팀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이런 경기가 저희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제 월드컵이 1년도 남지 않았는데, 저를 포함해 모든 선수들이 이런 경기에서 어떻게 더 잘 대처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전 세계 최고의 팀들과 붙었을 때 조금이라도 경쟁력을 갖기 위해 더 발전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오늘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들었나.
-결과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어떤 한 부분'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쉽지 않은 경기였다. 이런 강팀을 상대로는 정신적으로도 강해야 하고, 작은 실수 하나가 큰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더 집중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많은 팬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응원해 주셨는데,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
경기 중 일부 관중의 야유가 들렸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 당연히 못하면 비난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잘하면 칭찬을 받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저희 선수들 모두 이렇게 큰 점수 차로 패해서 쉽지 않은 하루를 보냈지만, 그래도 이 경기가 저희에게 도움이 됐다는 긍정적인 부분을 보려 한다. 앞으로는 팬분들이 경기를 보며 더 기대하고, 더 많이 응원해 주실 수 있도록 저희가 더 노력해야 한다. 경쟁력 있는 팀이 되기 위해 진짜 많이 노력해야 한다.
다음 상대 파라과이전을 앞두고 각오가 있다면.
-방금 경기가 끝나서 구체적으로 생각하진 못했다. 항상 그랬듯이 좋은 경기,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경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다음 경기에서는 꼭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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