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루 펑고는 편하게 받더라".
KIA 타이거즈 내야수 윤도현이 1루수로 변신할까? 이범호 감독은 시즌 막판 홈경기전 두 시간에 걸쳐 젊은 내야수들의 수비훈련을 진행해왔다. 일종의 미니 마무리 캠프나 다름없었다. 수비력 보강이 필요한 윤도현과 오선우 등이 집중 훈련을 받았고 실제로 수비력이 좋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감독은 또 하나 의미 있는 테스트를 했다. 윤도현을 1루에 놓고 펑고 수비를 받도록 했다. 유심히 지켜본 결과 안정감 있게 펑고를 받는 점을 확인했다. 1루수는 2루수 유격수 3루수와 달리 송구 부담이 크게 없다. 윤도현은 아직까지는 송구에 100% 자신감을 갖고 있지는 않다. 올해 스프링캠프를 잘 보내고도 2군으로 내려간 이유였다.
이 감독은 "1루에서 펑고를 잘 받더라. 3루 보다는 할 일이 많지만 본인도 편안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내년에는 1루수도 맡아보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마무리 캠프에서 여러가지 테스트를 해보겠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완전한 1루수 변신시키겠는 것 보다는 가능성을 점검해보는 차원이다.

윤도현의 포지션은 애매하다. 올해는 김도영의 부상 이탈로 3루를 맡기도 했고 2루수로도 나섰다. 내년에는 김도영이 3루수로 복귀한다. 김선빈도 여전히 2루수 주전이다. 유격수는 박찬호가 FA 자격을 얻어 이적 가능성이 있지만 윤도현의 자리가 되기는 쉽지 않다. 박민 김규성과 이적루키 정현창이 우선 후보이다. 1루수는 오선우 혹은 새로운 외인 가능성도 있다.
출중한 타격능력을 살리기 위해서는 포지션이 필요하다. 내야진에 빈자리가 생기면 윤도현이 제 1순위가 될 것이다. 만일 내야에 자리가 없다면 윤도현을 주전 1루수로 기용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는 것이다. 윤도현이 1루수로 나선다면 오선우는 좌익수로 이동한다. 아니면 윤도현과 오선우를 번갈아 1루수로 기용하고 외야수 외인을 영입할 수 있다.
올해 데뷔 이후 가장 많은 타석을 소화하면서 특유의 타격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40경기에 뛰면서 160타석에 들어섰다. 처음으로 150타석을 넘은 시즌이었다. 타율 2할7푼5리 6홈런 17타점 24득점 2도루 OPS .786, 득점권 타율 2할9푼6리를 기록했다. 장타력(.470)에 비해 출루율(.310)이 낮았다. 삼진은 36개를 당했다.

몸쪽 공은 강하지만 바깥쪽 코스는 약했다. 특히 떨어지는 변화구에 경험 부족을 보여지만 컨택능력과 장타력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바깥쪽 코스를 공략하는 방법을 터특한다면 팀의 간판타자로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 타이거즈 팬들은 절친 천재타자 김도영과 함께 쌍두마차로 타선을 이끌어주기를 갈망하고 있다. 1루수가 그 단초가 될 것인지 내년 스프링캠프까지 관전포인트가 될 것 같다. /sunny@osen.co.kr